하이엔드 오디오는 지금까지 외산 업체들의 독무대나 다름 없었다.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시장은 오디오 수입상들이 외국 유명 브랜드의 프리앰프, 파워앰프, 스피커, CD플레이어 및 오디오 액세서리 등을 단품으로 판매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 1천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됐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종업원 10명 내외로 운영되는 가내수공업 형태의 전문업체들이 단품으로 하이엔드 오디오를 제작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경우 과거 인켈이 「테마」라는 브랜드로 하이엔드 오디오사업을 진행했으나 국산품에 대한 오디오 마니아들의 외면으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태광산업과 아남전자, 삼성전자 등이 하이엔드 오디오시장에 참여해 국산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하이엔드 오디오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개발했으나 지난해말 그룹 구조조정의 하나로 오디오사업부를 축소해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사업을 중단한 상태여서 지금은 태광산업과 아남전자 및 일부 중소업체들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최근 IMF의 여파로 환율이 급등해 외산 오디오의 수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 태광산업과 아남전자의 제품이 오디오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제품 이미지가 향상돼 국산품의 입지가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광산업은 기존 고가의 하이엔드뿐만 아니라 올해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보급형 하이엔드 오디오들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며, 아남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고급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하이엔드 오디오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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