廉俊根 삼성영상사업단 이사
오락이란 휴식시간을 흥미롭게 보냄으로써 새로운 기분을 만든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어의 「Baseball Game」은 야구경기나 시합으로 이해하고 번역하는 반면 「Computer Game」은 굳이 컴퓨터 오락이라 함은 왜일까. 이는 그동안 고도 경제성장을 위해 생산과 연결된 일에만 가치를 부여했고, 삶의 질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풀어 내일의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휴식 내지는 오락을 낭비이며 사치이고 떳떳하지 못한 행위로 여기는 풍토가 확산돼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휴식 또는 오락이 생산성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충분히 인식하고 건전한 오락을 인정하는 사회적 여론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컴퓨터 게임은 많은 고급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국민의 오락에 대한 욕구충족은 물론 고용기회 창출 등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큰 중요한 산업분야다.
흔히 컴퓨터 게임을 특수한 기술 없이 제작할 수 있는 장난감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고화질의 영상물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위한 압축 및 복원 등의 데이터 처리기술,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한 통신기술, 저렴한 가격의 게임 구현을 위한 RISC CPU 및 화상처리용 보조 프로세서 등의 반도체 기술,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술이 복합된 최첨단 전자기술을 요구한다.
선진 각국의 개방압력은 아직 자생력이 약한 우리나라 게임산업 성장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며 선진국의 급속한 국내 시장잠식은 게임의 문화상품으로서의 특성상 우리 국민의식과 소비패턴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분담을 통한 게임산업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대기업은 게임 엔진 등 고급기술의 개발 및 보급, 선진업계의 개발동향 정보제공 등으로 중소 게임개발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우수한 국산게임 개발을 위한 저변을 구축하고 우수게임이 해외에 수출될 수 있도록 해외판로 개척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게임업계는 향후 공동으로 판권을 도입할 수 있는 컨소시엄을 구성, 운영함으로써 외화유출을 줄이는 한편 해외판권 도입사를 우리의 타이틀 수출 대행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국내 게임산업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게임산업의 해외시장 진출기반은 우선 국내시장에서의 게임유통에 의한 최소한의 수익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통한 전문 유통망 구축이 시급하다. 중소개발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력과 게임기획력 확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번의 요행에 의한 히트게임 출시전략보다는 꾸준한 개발능력 향상에 전력투구하는 것이 세계적인 타이틀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세계시장 석권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정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도 필요하다. 정부는 가능한 한 업계의 자율에 의해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소프트 경쟁력 강화, 게임산업 육성 등에 더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소프트전시회 및 소프트관련 시상제도의 확대운영, 개발비 지원, 금융, 세제 혜택 등의 정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게임산업이 IMF체제를 이겨내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메이저 게임기업들이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시장을 보호하고 국내 개발사를 육성하여 해외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등 서로 협력하여 게임산업이 가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임을 입증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게임산업이 진정한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중소개발사, 유통사 그리고 대기업간의 수직적인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상호협력하고 우리의 우수하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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