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보급형PC 판매 강화

PC제조업체들이 그동안 전념해온 고급제품 판매확대에서 탈피해 보급형 제품사업을 강화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 IBM 등 국내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컴퓨터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PC제조업체들은 올들어 시장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꽁꽁 얼어 붙은 데다 연간 수요예측도 지난해 말 1백90만여대(노트북PC 포함) 수준에서 최근에는 1백50만대선으로 대폭 하향되면서 「경제성을 고려하는 수요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제품사업 방향을 보급형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 아울러 PC제조업체들은 이러한 보급형 제품사업 강화에 따른 채산성 문제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납기 및 업무프로세스 단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같은 경향은 제품의 성능 향상을 내세워 이르면 6개월 주기로 모델을 교체, 고급형 제품수요를 부추기면서 마진확대에 급급했던 PC제조업계의 오랜 관행에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한파를 타고 PC에도 거품제거 바람이 일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요즘 PC 수요구조가 고급, 중고급, 보급형 제품의 비중이 2:5:3 정도인 「항아리」형에서 고급과 보급형으로 양분되는 「장구」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판단, 그동안 등한시해 왔던 보급형 제품의 개발과 판매확대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 회사는 기본 사양(스펙)을 갖추고 다양한 구매계층 중에서 주로 활용하는 부문만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구매가격을 낮추는 제품개발에 많은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또 펜티엄Ⅱ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 4개 모델을 곧 출시해 고급형 제품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되 올 상반기까지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멀티미디어급(MMX)PC 판매에 주력키로 했다.

LG IBM은 이달 초부터 일반 개인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기능을 좀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맞춤개념의 PC를 선보여 냉각된 시장수요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PC기본기능에다 CD롬드라이브, TV 및 사운드카드, 팩스모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메모리 등의 장착을 소비자들이 스스로 선택할 경우 구매가격이 종전에 비해 10∼15% 정도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 IBM은 이 맞춤PC에 대한 시장반응을 파악한 후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판단될 경우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 IBM은 이러한 보급형 제품 또는 맞춤PC에 대한 판매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채산성 확보를 위해 부품 수급에서부터 생산, 공급에 이르기까지 납기를 크게 줄이고 업무프로세스를 단축시킬 수 있는 체제구축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통신을 비롯한 PC업체들도 최근 대당 1백50만원대의 보급형 PC(웹스테이션)를 내놓는 등 조만간 보급형 PC의 개발과 판촉을 크게 확대시킬 계획이다.

한편 국내 PC시장은 올들어 기업수요가 거의 없는 데다 일반 수요도 격감해 지난 1월 한 달간 판매실적이 10만대를 겨우 넘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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