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인터넷 "음악해적"

음반산업계가 인터넷 음악 해적들의 무단 복제배포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익명의 인터넷 해적들이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음악서비스를 허락없이 제공해 음반산업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적, 비디오, 영화 등 각종 문화상품들이 첨단 컴퓨터 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고,네티즌들은 자유롭게 「공짜 이용」을 즐기고 있다. 특히 음악은 거의 실시간으로 양질의 사운드 파일을 내려받기(다운로드)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인터넷상의 상품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미국 음반산업계에서는 음반사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마돈나의 「프로즌」,반 할렌의 「미 와이즈 매직」,펄 잼의 「기븐 투 플라이」 등 인기 대중가수들의 새노래들이 공식적으로 발매되기 1주일 전에 인터넷에 샘플로 소개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일부 골수 팬들이 신곡을 소개하는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녹음하거나,해외로 공급되는 레코드를 구하거나,판매업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곡들을 입수한 후 인터넷에 소개한 것이다.

이에 각 음반사와 해당 가수들은 인터넷상에서의 발빠른 음악 복제 및 배포행위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 노래들이 무단으로 배포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음반사의 홍보기획안에 따라 새 노래가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못했다는 점 이상의 문제점이 떠올랐다. 바로 「무단 복제, 배포행위」였다.

그동안에도 음악이 저작권과 관련해 기상천외한 복제수단과 배포방법에 의해 권리가 침해된 사례는 많았고 규제 또한 즉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인터넷처럼 전세계를 대상으로 포괄적이고도 대대적으로 무단 복제, 배포되는 경우는 없었다. 인터넷이 음반기획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이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최근 인터넷상에서 인기곡들을 무단으로 중개 및 판매해 각각 1백만달러 이상의 불법 수익을 올렸던 3명의 음악 해적들이 미 연방법원에 의해 처음으로 법적 제재를 받았다. 미국레코딩산업연맹(RIAA)에 의해 지난해 6월 뉴욕,남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미 연방법원에 각각 제소됐던 3명의 인터넷 음악 해적들이 최근 제재조치를 받은 것은 인터넷 저작권 관리와 관련한 질서정립에 희망적인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적복제이용에 대한 규제여부가 국제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련 행위를 적발해낼 만한 기술력도 없어 전폭적인 제재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경제적 이익을 수반하지 않고 개인적 취향에 따라 인터넷에 음악을 소개하거나 내려받기를 한 네티즌들을 규제할 근거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아직 전세계 저작권법계가 자유로운 사적이용을 강제허락으로 용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