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반도체가 미국 세마테크(Sematech)가 주도하는 3백㎜ 웨이퍼 관련 기술 표준화 기구인 「인터내셔널 3백mm 이니셔티브(I300I)」를 전격 탈퇴했다.
삼성과 LG측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두 회사는 I300I 컨소시엄 계약 기간이 이달 만료됨에 따라 더 이상 추가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이 모임을 탈퇴키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 96년 결성된 I300I는 삼성, LG, 현대 등 국내 반도체 3사를 포함해 인텔, IBM, TI, 모토롤러, AMD, 루슨트 등 미국 6개社, SGS톰슨, 필립스, 지멘스 등 유럽 3개사, 그리고 대만의 TSMC 등 총 13개업체가 참가해 3백㎜ 웨이퍼 관련 기술 및 규격 표준화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삼성과 LG의 이번 I300I 탈퇴는 올해부터 이 모임의 연구 방향이 3백㎜ 관련 기술 외에도 노광 및 환경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등 3백㎜ 기술의 조기 확보라는 당초 가입 취지에 크게 벗어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IMF 한파 등 최근 금융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최고 1천만달러 이상 되는 컨소시엄 참가비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I300I에 대한 투자 대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도 탈퇴 결정의 한 원인일 것으로 이 분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I300I는 국내 2개 업체가 탈퇴한 대신 미국 반도체 업체 4개사를 추가 가입시켜 올해부터 미국 10개사와 유럽 3개사, 그리고 대만 TSMC와 한국의 현대전자 등 총 15개 업체가 공동 연구를 계속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백㎜ 라인 건설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한국 및 일본의 주요 메모리 생산업체들이 올해부터 I300I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3백㎜ 기술 표준화를 둘러싼 이 모임과 일본 업체들을 주축으로 한 「반도체 첨단테크놀로지(세리트)」측 진영간의 기술 주도권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일본 세리트는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미쓰비시 등 일본 주요 10개 반도체업체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첨단 반도체 개발기구로 그동안 3백㎜ 웨이퍼 및 제조장비의 실제 평가 작업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 非일본계 업체로는 최초로 국내 삼성전자가 이 모임에 가입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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