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의 여파로 전산전문학교나 정보처리 등 사설 컴퓨터학원이 경영에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어 초급 엔지니어 인력배출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창업을 했거나 대규모 신입 기능 엔지니어를 필요로 하는 SI업체 및 금융권 등에서 신입인력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업무수행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이번에 90% 이상 졸업생의 취업실적을 올린 대학 부설 전산원이나 전산전문학교들은 벌써부터 신입생을 채우지 못할 것을 대비, 전직원이 학교를 돌면서 홍보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학생들은 입학금이 대학 수준이며 교육기간도 2년인 전산원이나 전문학교보다는 단기과정이면서도 적은 수강료로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제빵이나 미용학원 쪽으로 몰리고 있다.
일선 사설학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중 30% 이상의 학원이 문을 닫거나 휴원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학원연합회 정보처리분과위윈회 윤기성 사무국장은 IMF 한파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사설학원들이 하루가 멀다 하면서 무너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안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지역에서 대한정보처리와 신한국정보처리, 동서울정보처리, 본디자인학원 등 수십개의 학원이 휴원을 하거나 인근 학원과 통합하는 등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과 은평, 마포 등을 관장하는 남부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학원 대비 폐업학원 비율이 2백%를 넘을 정도로 학원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윤 사무국장은 『서울지역은 공식적인 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원들이 심각한 경영상태를 맞고 있으며 지방학원들의 경우는 거의 고사직전에 있다』면서 『그렇다고 IMF시대에 가계경제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하에서 어떠한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어 고민중』이라고 토로했다.
세잔디자인학원의 황하원 원장도 『10년 이상 학원사업을 하면서도 지금처럼 어려운 경우는 없었다』면서 『학원이 무너지면 기업도 심대한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일선 학원계에서는 학원에도 노동부의 고용촉진법을 적용, 인력 재교육이나 노동부 위탁교육을 허용해야 하며 관련 기자재 구입에 대한 세제혜택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기사 및 기능사 자격증 응시조건도 완화해야 하며 학원연합회에서도 인터넷 및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인증기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IMF 한파로 좌초위기에 몰린 사설학원들이 그동안 초급인력 배출의 요람으로 산업적 기여가 큰 점을 감안, 어떤 식으로든지 대책마련을 해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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