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를 맞아 PC구입에도 점차 거품이 사라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구입한 지 1년도 채 안된 멀쩡한 PC를 버리고 최신 모델을 새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요즘엔 이런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데다 환율폭등으로 PC가격이 크게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신 모델을 선뜻 구입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대신에 적은 비용을 들여 핵심부품만 교체하는 업그레이드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IMF한파가 몰고 온 뜻밖의 긍정적인 변화다.
최근들어 업그레이드 수요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예상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상호와 업종을 변경해 컴퓨터와 광통신 사업에 뛰어든 광덕정보통신(대표 조훈경)이 바로 그 주인공.
『PC사용자들이 최신 모델을 구입하는 대신에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에도 빼야할 거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광덕정보통신은 최근 업그레이드 비용을 절반가량 줄이면서도 원하는 만큼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업그레이드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486PC를 펜티엄급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려면 CPU와 메인보드, VGA카드를 교체해야 한다. 비용은 약 50만원이 든다.
그러나 광덕정보통신이 개발한 업그레이드 솔루션은 메인보드나 VGA카드는 그대로 나두고 CPU만 교체하는 것. 이럴 경우 비용은 당연히 절반수준으로 줄어든다. 물론 성능엔 큰 차이가 없다. 현재 2백50여 기업체에서 수천대 이상 업그레이드 데모를 실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반품이 거의 없었다는 게 조사장의 설명이다.
핵심기술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CPU키트에 숨겨져 있다. CPU뒷면에 부착되는 이 키트는 메이커에 상관없이 모든 메인보드와 VGA카드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메인보드와 VGA카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CPU의 과열을 방지해주는 방열팬도 부착돼 있다. 가격은 22만원.
광덕정보통신은 486PC를 펜티엄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백33MHz펜티엄칩과 함께 CPU키트를 22만원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펜티엄PC를 2백MHz이상의 펜티엄MMX나 펜티엄Ⅱ로 교체하는 소비자들에겐 CPU키트만 별도로 판매할 방침이다.
이 CPU키트는 또 10분 정도면 누구나 간단히 설치할 수 있어 업그레이드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CPU키트를 사용할 경우 해마다 업그레이드로 버려지는 수십만장 이상의 메인보드 등의 자원을 재활용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환경오염을 방지하는데 한몫을 단단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덕정보통신은 현재 데모를 실시중인 기업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일반 소비자들의 문의가 쇄도, PC업그레이드 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환율이 안정되면 당초 계획했던 주력분야인 광통신사업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이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대만 레디안텍으로부터 자재를 수입해 광케이블사이를 연결해주는 점퍼코드를 생산, 통신업체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개발해 형식승인을 얻은 네트워크 구축장비인 데이터서비스장치와 채널서비스장치를 생산, 통신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02)715-9650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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