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비슷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 기계, 전자부품 등 공산품 및 기초부품을 수출하고 대금을 원유, 가스, 목재 등으로 받는 물물교환 방식의 구상무역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통상산업부는 23일 『인도네시아, 태국 등 외환위기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구상무역 방식으로 도입하면 우리가 당면한 원자재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고 이들 국가로서도 외환부족으로 인한 공산품 등의 구입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의 구상무역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상무역(바터시스템)이란 두 나라 사이에 청산계정을 두고 일정기간 필요한 물품을 서로 같은 금액만큼 수출, 수입하거나 차액만을 정산하는 방식의 교역으로 외화가 부족한 후진국이 선진국의 공산품 등을 수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통산부는 이들 국가와의 구상무역을 위해 한국무역협회를 창구로 수출기업과 수입기업의 수요를 파악, 거래를 알선하고 대금정산 등에 관한 지원을 해줄 방침이다.
구상무역을 통해 수입할 수 있는 물품으로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원유를 비롯한 유류제품, 액화천연가스(LNG), 목재 등이, 태국은 곡물 등 농산물과 목재, 원유 등이 각각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철강, 화학, 전자부품, 기계 등 산업설비와 기초부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통산부의 한 관계자는 『구상무역은 수출, 수입의 당사자가 서로 달라 각각의 수요를 일치시키기 어렵지만 당장 외화가 없더라도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인 만큼 가능한 한 많은 양의 교역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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