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 정보통신이 해결한다

앞으로 사흘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선물든 손이 가벼워졌다 해도 고향을 향한 귀성객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정리 해고, 물가 인상 등 IMF의 위협에 시달린 심신의 피로를 그나마 덜어줄 수 있는 데는 고향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명 가운데 3명이 이번 연휴동안 고향을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예상되는 귀성객 수는 줄 잡아 3백만명. 이 가운데 4분의 3이 자가용과 고속버스 등 차량을 이용해 고향에 내려갈 것으로 알려져 「고향 앞으로」 인파가 아무리 줄었다고는 해도 귀성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일단 귀성하겠다고 마음먹고 고속도로에 올라선 운전자라면 전쟁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예년의 경험을 살려 자동차가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보려고 갖은 애를 다 써보지만 괜히 머릿속만 복잡해진다. 출발 시간을 새벽이나 심야로 잡아 보는 등 구체적인 전략, 전술을 다 그려보지만 상황이 나아질 게 없다는 걸 너무 잘 안다. 따라서 대부분의 귀성객들은 그냥 나가서 「움직이는 주차장」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어보겠다는 의도라면 출발 전 PC통신을 검색해보거나 출발할 때 무선호출기(삐삐), 셀룰러 전화 등 휴대단말기 소지할 것을 권해본다. IMF속에서도 많은 정보통신업체들이 귀성, 귀경을 겨냥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서비스라할지라도 셀룰러 전화나 PCS폰 등의 등장으로 새롭게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생겨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향으로 출발하기 전 PC통신을 검색하면 도착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이번 연휴에 맞춰 한국PC통신과 데이콤은 고속도로 상황을 살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텔은 한국도로공사와 공동으로 고속도로 이용 안내(go HIGHWAY)서비스를 통해 공지 사항, 교통 상황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교통 상황 메뉴를 검색하면 경부, 호남 등 주요 고속도로를 비롯, 중부, 경인, 판교~구리, 신갈~안산, 영동/동해, 남해, 구마/88, 서해안/제 2경인, 중앙선에 이르기까지 전국 고속도로의 구석구석까지 상황을 시간대별로 소상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천리안도 마찬가지로 설날 특집 서비스(go CCACHI)를 통해 귀향길 교통편의를 위한 도로 상황 정보를 제공한다.

집을 나섰다면 일반 공중파 방송은 필수. 차에 시동을 걸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통안내 방송에 다이얼을 맞추고 귀를 기울인다. 고속도로 상에서 보게 되는 가변정보 표지판(VMS)을 끊임없이 살피는 것도 빠른 귀향을 위해 중요하다.

다만 방송의 특성상 정보의 일방적 전달이나 원하는 시점의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없다는데 불만을 느끼는 운전자들이나, 신속하기는 하지만 고속도로에 올라선 다음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의 도로에서 벌어진 교통 상황을 아는 정도에 만족해야 하는 VMS의 한계에 불만을 느끼는 운전자들이라면 들고 있는 휴대단말기로 700번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한국통신이 제공하고 있는 700-2030번 서비스는 전국 도로 상황을 비롯해 통행 요금, 목적지까지의 거리, 자동차 서비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휴대단말기를 마련하지 못한 귀성객들은 삐삐가 필수. 올해 귀성길에서 고속도로 안내 서비스의 총아는 단연 무선호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자삐삐는 향후 고속도로 운전에서의 나침반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서울이동통신이 한국도로공사와 공동으로 노선별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문자 삐삐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말그대로 삐삐 하나로 전국 고속도로의 상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가입자들이 정보를 받기를 희망하는 노선을 선택하면 전국 고속도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삐삐에 「천안∼회덕간 교통정체」라는 문자 메시지가 뜬다. 이어서 정체의 이유도 알려준다.

이 서비스는 도로공사 교통 상황실로 들어온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서울이동통신 서버로 전송돼 문자호출 서비스에 맞게 가공된 후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원리이다. 정보가 10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하며, 별도의 전화통화 없이도 즉시 삐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고속도로의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고 차량연료 등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등 고속도로의 효율적인 이용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오는 21세기가 되면 위성위치 인식시스템(GPS)나 카내비게이션 시스템같은 첨단 교통정보 안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GPS는 차에 부착한 단말기로 자동 수신되는 위치 정보를 통제센터의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동시켜 차량의 위치, 속도 및 이동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 정보의 양방향 전송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카내비게이션 시스템은 GPS와 GIS를 기반으로 단말기를 차량에 부착해 차량의 위치,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도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첨단 서비스들이 현실화되면 도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교통 정체니 교통 대란이니 하는 등등의 용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때가 되면 교통 수단과 미디어의 발달로 차를 이용해 고향가는 지금의 귀성 방식이 사라질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높지만.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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