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삼성전자, 프린터시장 선두다툼 치열

한국HP와 삼성전자가 프린터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두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국내 프린터시장의 양축을 형성하고 있는 두 회사는 그동안 박빙의 격차를 두면서 상황에 따라 판매량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혼전을 거듭해오면서 1위자리를 놓고 숨가쁜 접전을 펼쳐왔다. 특히 두회사는 연초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혹한을 맞이하면서 프린터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가운데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업체는 삼성전자. 이 회사는 최근 실시한 조직개편을 통해 프린터사업을 기존 복합사무기사업부에서 「프린터사업부」로 이관, 독립시키면서 프린터사업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올해 잉크젯 및 레이저 프린터 제품라인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에 나선 저가형 컬러 잉크젯프린터인 「마이젯포토 805G」를 필두로 40만∼50만원대 중급형 제품인 「마이젯포토 850S」 및 「마이젯포토 860X」를 올 1, Mbps분기 중에 집중 출시해 잉크젯프린터시장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은 이들 제품이 모두 국내 최고인 1천2백×1천2백dpi의 해상도에 분당 8장을 인쇄하는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임을 강조하면서 마케팅역량를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이번에 공급하는 컬러잉크젯제품들은 삼성이 50% 이상의 국산화를 이룬 야심작』이라며 『IMF시대를 맞아 국산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국산화된 삼성의 잉크젯프린터가 인기를 끌어 전체시장의 50%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그동안 가장 취약점으로 여겨져온 부족한 레이저프린터 제품라인도 대폭 보강해 레이저프린터사업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보급형 레이저프린터를 공급해온 이 회사는 올해 네트워크기능을 강화한 중고급형 제품은 물론 컬러기종들도 집중 공급해 레이저프린터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지난해 레이저프린터의 제품군이 절대 부족해 레이저프린터 시장점유율이 30% 선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이같은 대대적인 신규제품의 보강으로 시장점유율을 50%까지 회복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HP는 그간 프린터시장의 수위자리를 줄곧 지켜온 정상업체로서의 면모를 올해도 그대로 이어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의 경우 프린터 유통채널의 괸리 및 지원을 체계화해 판매확대를 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IMF체제라는 비상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프린터사업의 성패는 총판을 비롯한 유통대리점의 활약상에 달려있다고 보고 프린터유통점들을 특화시켜 전문화에 초점을 맞춰 이를 적극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또 이 회사는 그동안 반기별로 공급해 온 프린터제품을 월별 혹은 분기별로 공급일정을 크게 단축시키면서 막강한 제품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잉크젯프린터의 경우 A3용 컬러 잉크젯제품을 비롯해 분당 8장 이상을 인쇄하는 고속잉크젯제품들을 잇달아 공급해 시장주도권 확보에 나서며 레이저프린터는 경쟁업체인 큐닉스컴퓨터의 부도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우면서 올해도 독주체제를 유지해나간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IMF시대를 맞아 프린터유통점 관리 및 미국 본사의 지원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여 최소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이에따라 올해 프린터시장은 한국HP와 삼성전자간 양자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두 회사간 자존심을 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 두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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