왬(Wham)은 80년대 중반의 대표적인 스타였다. 구미에서는 보기 드문 남성 2인조 보컬팀이라는 구성도 특이했고,밝고 흥겨운 음악으로 10대 뿐만 아니라 20대에게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어낸,독자적인 색깔을 지닌 팀이었다.
조지 마이클,앤드루 리즐리 둘 중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이는 마이클이었다. 메인 보컬에 작곡까지 도맡아 했고 용모도 좀 더 「터프」했던 마이클은 결국 독자노선을 밟았다. 단체로 활동하다 솔로로 나선 이들이 늘 부닥치는 슬럼프라는 것도 그에게는 없었다. 오히려 왬시절보다 더 다양하고 성숙한 음악을 선보이며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는 등 한 때 그는 마이클 잭슨에 맞먹는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음악세계에 너무 침잠해 버린 탓인지 90년대 들어 점점 실험적인 색채를 띠는 바람에 비정한 팝 음악계에서 조금씩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라 소속 음반사였던 소니레코드사의 불공정한 계약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몇 년 동안 「야인」생활을 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데이빗 게핀등이 공동으로 만든 종합 엔터테인먼트그룹 드림웍스사의 1호 뮤지션으로 새 앨범을 발표해 쏠쏠한 실적을 올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꿈이여 다시 한 번」은 재현해내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 마이클의 「신세」와는 관련없이 왬의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어 80년대 애호가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 앨범에는 왬의 최대 히트곡 「Wake Me Up Before You Go Go」를 비롯해 성탄절과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Last Christmas」,조지 마이클의 솔로 데뷔를 점치게 한 명작 「Careless Whisper」, 80년대 중반에 이미 랩을 본격 히트시킨 「Wham Rap」,그밖에 「Freedom」 「Where Did Your Heart Go」와 같은 곡들이 베스트 앨범답게 당당히 실려있다. 첫곡인 「If You Were There」는 미발표곡이었다고 하는데 왬이 그저 가벼운 느낌의 댄스보컬팀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다.
그리고 베스트 음반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Everything She Wants」 「I’m Your Man」은 97년과 96년의 리믹스버전을 보너스로 수록하고 있다.
이미 왬의 음반을 모두 갖고 있는 이들도 이 음반을 들으면 80,90년대의 편곡과 프로듀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시절의 변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미아, 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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