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컴퓨터 출판계 IMF한파 자구노력 부산

그동안 번역서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던 컴퓨터출판계가 환율급등으로 비상이 걸렸다.

출판물의 성격상 전문서적이 많기 때문에 외국서적의 번역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컴퓨터출판계도 이번 IMF한파를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신간서적을 위해 몇 개월 전부터 외국출판사와 협의해온 출판사들은 최근의 환율상승으로 로열티 지급에 한계를 보임에 따라 협의를 유보한 채 대부분 국내 저작물로 선회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필자를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함으로써 IMF한파를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출판사 이미지를 구축한 「할수있다」 등 시리즈물이 올해도 강세를 보이면서 전문서적보다는 활용서적이 예년에 비해 많이 출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활용서적 붐으로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을 준비하는 출판사도 있지만 흥미위주의 출판을 경계하는 분위기여서 예전처럼 인기를 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작가는 없고 출판사만 있다는 컴퓨터출판계의 오랜 관행이 무너지면서 실력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서출판 대림의 박기덕 실장은 『출판사마다 IMF한파 극복을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른 출판업계에 비해 영세한 컴퓨터출판계는 이번 IMF한파로 최대 고비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퓨터출판계의 대부격인 영진출판사는 수출을 통해 IMF한파에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이미 중국과 인도에 「비주얼C++ 프로그래밍」을 수출한 데 이어 영문판으로도 번역, 영어권 국가에 본격적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최고의 히트를 친 「할수있다」 시리즈도 현재 몇몇 외국 출판사와 협의중이어서 영진은 올해를 기점으로 수출시장에 본격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영진은 컴퓨터자격증 취득 등 수험서분야도 올해 중점사업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 한상진 본부장은 『경기불황으로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영진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을 투자해 정보처리기사와 기능사, 워드프로세서 등의 수험서를 조만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컴퓨터 고급 전문서적만을 출간해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도서출판 대림은 기존의 전문서적 역자를 저자로 전환, 고급 서적의 이미지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신 소프트웨어가 공개되고 있는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외국기업의 국내 대리점과 리이선스계약을 체결, 이들과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서를 출판하기로 했다.

또한 제작비 절감을 위해 그동안 CD와 디스켓을 부록으로 주었으나 이를 인터넷 웹페이지(www.drbook.co.kr)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대림은 올해부터 대학교재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대학교육이 실용교육으로 바뀌면서 대림에서 출간하고 있는 실용서적을 대학교재로 채택하도록 마케팅을 집중하는 한편 교수와 공동으로 교재출간도 준비중이다.

홍익미디어 CNC는 환율인상으로 번역서를 대폭 줄인 대신 올해는 국내 저작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운용해온 필자관리시스템을 활용해 필자선정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오는 6월 윈도98 출시를 대비해 다양한 출판계획을 준비중이다.

홍익미디어는 지난해 「한글 윈도우95 바이블」과 「윈도우95의 비밀」이 호응을 얻자 올해도 윈도관련 서적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구축한 1만여명의 북클럽회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이들에게 매달 신간 소식지 제공과 서적 구입시 20% 할인혜택 등 다양한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사 컴퓨터서적사업부 양재봉 팀장은 『윈도95로 이미지를 구축한 홍익은 올해도 윈도관련 서적에 큰 비중을 두면서 컴퓨터 전분야로 눈을 돌릴 생각』이라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북클럽회원 배가운동을 펼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라운출판사는 지난해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홀로 서기 위한 첫걸음」시리즈물을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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