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기술(IT)시장의 화두는 단연 웹과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기기의 활약이다. 웹에 기반한 기업의 네트워크구축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가정에서까지 컴퓨터를 비롯한 모든 가전제품의 기능이 웹접속으로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기와 서비스,그리고 이것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IT시장판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미국 최대 IT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최근 「 98 전망:새로운 파워브로커가 IT판도를 다시 짠다(Predictions 98:New Power Brokers Reshape the IT Industry)」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목할 만한 10가지 이슈를 선정했다.
<1>웹 이용자 1억 돌파
전세계 월드와이드웹 이용자가 1억명에 이르고 웹기반의 전자상거래도 2백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점이다.
웹인구는 지난 96년 2천8백명에서 지난해에는 5천여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해 2배수준인 1억명에 이르고 오는 2천1년에는 2억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웹에 기반한 온라인 상거래도 활발해져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3배가까운 2백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이는 앞으로 온라인사업이 기업운영의 필수조건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의미이며 IT분야 투자에 있어서도 중요성이 더욱 커져간다는 것을 뜻한다.
<2>미 온라인 가입률 25%
올해 미국에서는 전체 가정의 온라인 가입률이 25%에 이르러 웹이 그야말로 거대시장(massmarket)을 형성하게 된다.
현재 세계경제의 3분의 2는 소비자들의 지출로 이루어지고 있다.따라서 온라인에 접속하는 가구가 전체 25%에 이르면 웹은 그야말로 거대한 소비시장이 되고 일반 소비자들은 IT업체들의 주요 공략대상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3>웹 정보기기 급부상
웹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기기의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대수면에서도 향후 3∼5년내에 PC와 본격적으로 겨루게 된다.
웹정보기기의 부상은 지난해부터 공급이 본격화된 웹TV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올해에는 이러한 웹정보기기 영역이 TV 세트톱박스나 웹TV,웹검색이 가능한 스크린폰,비디오게임기,개인휴대단말기(PD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면서 IT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시장에서는 오는 2천2년께 정보기기의 연간 출하대수가 PC를 능가하게 되고 2천5년에 가서는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 컴퓨터(NC)를 포함한 정보기기 총 출하가 PC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리고 2천10년까지는 정보기기및 NC의 시장규모가 PC의 10배에 이를 전망이다.
PC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반도체,주변기기업체들은 무엇보다 이러한 정보기기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저가제품을 대량판매하는 「박리다매」의 사업모델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4>PC 저가화 가속
PC업체들이 가정용 수요를 겨냥한 5백달러대 저가제품에 보다 주력함에 따라 기업용 PC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등장한 1천달러미만 저가PC는 한해동안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가정의 PC보급률을 45%로 끌어 올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그러나 PC업체들은 보급률을 60%수준까지 늘리기 위해 올해 저가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며 이미 7백달러대 제품이 시장에 나온 데 이어 향후 18개월내에는 5백달러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PC시장의 중심이 기업에서 일반소비자들로 대체되며 가정용 PC시장에서 철수했거나 시장기반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 업체들은 3년내에 PC시장에서 더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5>인텔 「非펜티엄」 발표
인텔이 정보기기시장을 겨냥,非펜티엄 프로세서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초 인텔은 자사 펜티엄을 저가 PC는 물론 NC, 정보기기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펜티엄 프로세서를 재설계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지금까지의 칩 전략에 일대 수정을 가했다.그러나 인텔이 새로 만드는 펜티엄은 저가PC에서는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지 모르지만 정보기기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것이 IDC의 분석이다.왜냐 하면 정보기기용 프로세서는 10달러미만이어야 하는 데 펜티엄 가격을 그마큼 낮추기는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텔은 저가, 고성능 정보기기용으로 펜티엄계열이 아닌 프로세서를 발표할 것이고 이 의 후보제품로 스트롱ARM칩이 점쳐지고 있다.
<6>MS 법정싸움 승리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 법무부와의 법정 분쟁에서 결국 승리를 거두고 새로운 非윈도 플랫폼을 만들어 낼 것이다. 즉 지난해 말 윈도 운용체계에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지 못하게 한 미 연방법원의 판결은 일시적으로 법무부이 손을 들어 준 것이기는 하나 결과적으로는 사용자들이 브라우저를 시스템 기본기능의 하나로 요구하게 됨에 따라 법무부와의 싸움에서 MS가 결국 이기게 된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보기기와 관련,윈도에 보다 많은 지원 기능을 채용하려는 MS의 전략이 시스템 최적화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보일 것이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MS는 윈도전략을 수정해 정보기기에 보다 초점을 맞춘 새로운 非윈도 플랫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7>DSL 보급 확산
초당 메가(M)bps 인터넷 접속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올해는 종합정보통신망(ISDN)이 쇠퇴하고 디지털가입자회선(DSL)이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미국의 온라인인구중 Mbps단위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구는 전체 0.5%에 불과한 정도이나 올해는 일반전화망을 이용,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DSL 보급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DSL가입은 1만6천가구정도로 지난해 케이블 모뎀이나 지난 95년ISDN이용 가구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오는 2천년에 가서는 케이블과 ISDN의 보급률을 합친 것보다 늘어나며 2천2년에는 미국 4천5백만가구의 15%가 DSL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ISP 영향력 확대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 IT시장 경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공중망사업자들의 장비구입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전체 원거리네트워크(WAN)용 장비판매에서 이들 업체의 구입비중은 지난 96년 36%에서 오는 2천년에는 51%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서버나 DB관리 시스템,웹 서버 소프트웨어,관리툴등 IT업체들은 ISP들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 들이는 데 승부를 걸게 되며 결국 네트워크 장비업체들간 시장경쟁이나 윈도NT대 유닉스,마이크로소프트대 넷스케이프와의 대결은 ISP들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9>디지털인증 등 각광
디지털 인증,신(thin)소프트웨어,웹 사운드,웹 언어 번역등이 올해의 핵심 인터넷기술로 꼽히게 된다. 전자상거래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전자인증 시장도 확대된다.
지난 96년만 해도 1억3천만달러규모에 불과하던 디지털 인증시장은 올해부터 불붙기 시작해 오는 2천년까지 2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단순기능에 한정된 웹정보기기의 활성화로 대부분의 기능을 네트워크 서버에서 받아와 사용하고 일부만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신소프트웨어와 웹에서 실시간으로 사운드를 다운받아 들을 수 있는 웹사운드,그리고 웹의 다양한 언어들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웹 번역기술등에 주목할 만하다.
<10>메머드급 기업 합병
마지막으로 점쳐 지는 올해 주요 사건은 IT업체들의 매머드급 합병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IT시장구도가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IT업계의 핵심고객인 기업들은 자사 전산시스템구축과 관련,특정업체와의 제휴를 고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따라서 시스템 선택에 유동적인 여지가 많은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경쟁업체에 보다 효율적으로 맞서기 위해 관련업체간 전략적인 제휴나 대규모 인수합병이 단행될 것이며 이의 가능성을 보이는 업체로 IDC는 넷스케이프와 오라클,그리고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디지털 이퀴프먼트및 유니시스와의 합병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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