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미분양과 건설업체들의 분양연기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아파트에 납품되는 가정자동화(HA)기기 생산업체들의 사상 최악의 판매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주)한국통신 등 주요 HA업체들은 지난 연말부터 개인에 대한 주택자금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파트 입주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데다 가장 큰 수요처인 건설업체들 역시 자금난으로 아파트 분양을 3∼6개월 연기함에 따라 큰 폭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약 20만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됐으나 올해엔 분양물량이 지난해보다 20∼30% 가량 줄어들고 특히 선택사양 품목인 HA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크게 감소해 매출이 격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권의 자금대출 중단 여파로 올 상반기 안에 건설업체의 연쇄도산이 예상돼 HA산업에 사상 최대의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HA업체들은 건설업체들의 부도에 대비해 당초 올해 건설될 신규 아파트 단지에 설치하기로 한 HA기기를 최대한 늦게 공급해 수요처의 부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가 예상됨에 따라 2∼3년 전에 수주했던 HA기기 공급계약의 상당부분이 파기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매출예상액도 확정하지 못한 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한국통신 역시 올 상반기가 지나야 건설업계가 안정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공급을 하반기에 집중시키는 한편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를 하반기 이후로 늦출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아파트 공사를 진행중인 업체가 도산하면 보정업체가 나타나 그 공사 마무리를 하지만 이를 인수하는 기간이 최소 3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HA기기 공급과 이에 따른 매출발생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매출목표 예측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20년간 영업을 해왔지만 올해같이 힘든 상황은 처음』이라며 『건설업계의 경기변동에 따라 좌우되는 HA업체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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