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기본에 충실한 기업

두원산업 이종린(李種隣)사장

『기본에 충실하라』.

최근 경제위기 정국을 맞아 기업들에게 새삼 강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주력업종에 대한 집중과 기업가 정신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사업다각화와 과대한 투자로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고 나아가 전문아이템마저 경쟁력이 떨어져 기본조차도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지적은 비단 그룹체제를 가진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적절하게 적용된다. 중소기업의 기본은 전문업종에 충실함으로써 자생력과 경쟁력을 가지는 데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중소기업들이 전문분야에서의 기술경쟁력과 기업경쟁력을 가지기도 전에 도산의 위기를 맞고 또 이를 피하기 위해 결과물이 빨리 산출될 수 있는 분야로 이리저리 표류해 온 것이 사실이다.

비단 이것은 중소기업 자체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산업 및 금융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에서부터 출발한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오래전부터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대기업처럼 계열사간에 상호지급보증이 가능해 은행으로부터 큰 돈을 대출받을 수도 없고 신용거래에서도 언제나 뒤처져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거래하다보면 짧게는 3개월에서부터 길게는 6개월, 9개월에 걸친 어음으로 연명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고 돈되는 아이템, 빨리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좇아 불나비처럼 떠돌아 다니게 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투자비를 건지기 위해 성급한 물량공급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또다른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은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뿌리부터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 중견기업 할 것 없이 체질개선이라는 도마위에 올랐다. 주력업종에 집중하고 가장 기본적인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경쟁력을 갖춰 건전한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갈팡질팡하여 주력 아이템을 놓치는 경우가 없어야 완성도가 높지않은 제품을 급하게 시장에 내놓아 기업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시행착오는 더이상 없어야 한다.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전문 아이템의 개발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는 틈새상품으로 자구력과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품질과 디자인을 갖춰 중소기업 제품도 브랜드를 갖고 점차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얘기다. 몇십년간 계속되어 온 관행이 있고 산업구조적으로 뿌리박힌 문제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업문화와 시장질서가 대폭 바뀌어야하며 대기업의 무리한 확장과 중소기업 영역에 대한 침범, 전문업체의 역할에 대한 범위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관련 법제 및 불합리한 각종 세제도 개선되어야 하며 중소기업의 자금난 문제도 선결해야 하는 과제다.

지금은 기본에의 충실, 건전한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살아남기 위한 뼈아픈 생존투쟁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도록 정부 및 금융기관의 다각적인 협조가 절실한 때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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