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보따리장수들이 환율급등으로 수입여건이 좋아지자 수출용 반도체는 물론 내수용 반도체까지 수입에 나서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최근들어 달러환율 폭등이후 내수용으로 출하된 국산 반도체를 사들이기 위한 외국 보따리장수들의 한국방문이 활발하다. 특히 그동안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국산 반도체를 구입하던 방식과는 달리 국내 반도체업체의 대리점에까지 내수용 반도체의 수출을 제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대리점인 S사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동남아시아 등지의 보따리장수들로부터 내수용 반도체의 수출제의를 받았으며 또 다른 반도체 대리점 K사의 경우에도 같은기간동안 하루에 2∼3건의 수출타진을 위한 문의전화를 받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생산업체들은 내수용 반도체와 수출용 반도체를 별도로 생산, 수출용 제품은 국제현물 시장가격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내수 제품은 다소 경직된 가격체계를 유지해 왔다. 환율이 8백원대를 유지할때만해도 수출과 내수 제품간의 가격차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환율이 1천2백∼1천7백원대의 불안한 상황을 보이면서 내수용 반도체의 가격이 수출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싸졌다.
외국 보따리장수들이 내수용 반도체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달러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생산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말부터 내수용 반도체에 대해 일일변동환율제를 적용해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급격한 환율변동을 제품가격에 모두 반영할 수 없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우기 수출용 반도체의 경우 선물환 거래로 일일변동환율제를 적용할 경우 등락을 거듭하는 가격으로 인해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현물시장을 통해 내수용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가격이 가장 쌀때 현찰로 바로 구입이 가능해 환차익을 누릴 수 있어 외국보따리장수들의 내수용 제품구매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출제의 받은 반도체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 환율폭등 이후 용산전자상가 등 일선 유통점에서 제품을 사가는 경우는 많이 봤으나 반도체 대리점에 직접 수출을 제의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러한 경우가 계속돼 국산 반도체가 외국현지에서 헐값으로 팔리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함께 덤핑의혹까지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생산업체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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