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전문대 교수 연구과정"... 산지식 체험 열기로 "후끈"

방학을 맞은 전문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리엔지니어링 붐이 일고 있다. 최근 전문대학이 전기전자, 인력교육의 중요기관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전문대학 교수들이 새학기에 학생들에게 새로운 첨단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장소는 다름아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장 윤덕용) 전기 및 전자공학과(학과장 경종민)가 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실시되는 「제 3회 97 전문대 교수 연수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는 KAIST 실험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오는 2월 13일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50여명의 전문대 교수들이 모여 디지털회로의 설계실습, PC인터페이싱 실습, 아날로그 회로의 설계실습, 전력전자 기초 및 모터제어실습, 통신 등 총 6개 전문분야에 대한 각종 첨단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황승호, 김탁곤 등 KAIST 유명교수들이 담당 교수를 자청, 전문대 교수들을 상대로 직접 강의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분야를 연구하는 KAIST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조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어 강의 수준은 매우 높은편. 그간 학위를 취득한지 오랜기간이 지나 새로 개발된 첨단 전기전자, 정보통신 관련 전문지식을 접할 수 없었던 전문대 교수들로서는 실험, 실습 위주의 이번 교육이 산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전문대 교수들의 일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론 교육과 실습의 연속. 더구나 강의가 끝나는 매시간마다 담당교수들이 엄청난 양의 과제물을 요구해 수업 후에도 연구단지 인근 여관 및 호텔등에서 레포트 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대 교수들은 자신들이 학부,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캐드 툴 사용법, C언어, 그래픽 등 전문기술을 배우기에도 벅차지만 한결같이 수업이 「재미있다」는 표정들이다.

교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레포트 제출 뒤에 담당교수들이 채점해서 보내주는 성적. 각 개인별로 제출된 레포트에 대해 일일히 매겨진 점수를 집계해 수료식 때 교육부장관상, 과기처장관상, KAIST 원장상등 포상을 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때아닌 학점(?)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라며 조교들과 각종 보드 및 회로설계에 여념이 없다.

대유공전 송정태 전자과 교수는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비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며 『공업계 전문대학이라 그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교육심리, 수업지도, 직업윤리, 직무분석, 교육평가와 교육통계, 학생지도상담 등 교육 일반에 대한 이론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대헌전문대 이형기 전자통신과 교수도 『저녁에 레포트 준비를 하느라 같은 방을 쓰는 타대학 교수와 소주 한 잔 마신적 없다』며 『지금까지는 모르는 것을 배우느라 골치가 아팠지만 조만간 내 전공분야가 나올 경우 자신있다』며 기염.

KAIST는 전문대 교수연수프로그램이 3회째를 맞아 체계가 잡혔다고 평가하고 향후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교수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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