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유럽 등 문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는 국내 영상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방송 및 영상 분야 전문인력을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영상전문대학원 설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방송개발원 강만석 선임연구원 등이 최근 발표한 「영상전문대학원 설립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 보급확산, 위성방송 시대 개막, 각종 영상 관련 기업들의 통합화, 복합화 추세에 국내 방송계가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학에서 이뤄지는 교양수준의 영상교육에서 벗어나 전문적이고 고급화된 영상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영상전문대학원 설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정부나 국내 방송계가 그동안 영상산업 구조 개편, 방송제도 및 정책 등의 문제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영상분야의 전문인력 양성문제는 등한시돼왔다』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영상소프트산업의 대외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내에도 동아방송전문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영상원 등에서 최첨단 방송장비를 구비해 영상제작, 음향제작, 컴퓨터창작, 디지털 편집 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송 및 영상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동아방송전문대학의 경우 일반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나타나는 실습 부재, 현장성 부재, 현업 경력교수 부재, 실습장비 및 시설 부재 등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나 아직은 전문적인 방송교육기관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영상원도 영화, TV, 비디오 등 개별 미디어 융합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추세인데도 아직까지도 「영상은 바로 영화」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반 대학에 개설된 신문방송학과의 경우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도 방송사에 입사하거나 영상 관련업종에 취직하기 위해 다시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방송아카데미에 수백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교육받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준 높은 방송 및 영상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는 예비 인력을 양성하고 방송현장에 있는 현업인들의 재교육을 담당할 영상전문대학원의 설립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영상전문대학원의 설립방안을 두가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1방안으로는 새로운 법률 또는 대통령령으로 학교설치령을 제정해 국공립 형태의 전문 대학원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제2방안으로는 한국방송개발원, 지상파 방송국, 지역민방사, 케이블 PP 및 SO, 독립 프로덕션사 등이 공동으로 학교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재원조달 방법으로는 한국방송개발원 소유인 일산의 토지를 활용하거나 지역민방 및 케이블TV사들에게서 기탁받아 조성된 「방송진흥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방송진흥기금」 이외에도 공익자금 사용, 방송사 및 영상관련 기업의 출연금, 방송 현업인 연수사업 수입, 교재개발 사업수익 등의 활용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상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은 크게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으로 나눠지며 전문학위와 학술학위를 따로 둘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영상, 방송 관련 산업체 및 연구기관과 협의해 산, 학, 연 협동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커리큘럼 측면에서는 디지털 영상기술에 의한 전통 장르 통합화 경향을 반영, 학제간 협동작업 필요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각 학과들은 자체 창의력과 자율적인 자원을 갖추는 동시에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상전문대학원 커리큘럼은 개별적인 전공분야 외에도 연관분야의 기본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구성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영상전문대학원은 크게 영상연출과, 영상엔지니어과, 애니메이션과, 극작과, 디지털 미디어과, 미디어연구학과 등의 학과를 두고 비학위 과정으로 산하에 영상교육센터를 설치해 방송 및 영상분야의 현업인들을 위한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토록 한다는 것이다.
영상전문대학원은 이와 함께 학제간 프로젝트, 복수전공제, 디지털 통합 프로그램, 인턴십, 지역사회 파트너십 등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최근의 방송 기술추세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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