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초고속성장 한풀 꺾였다

지난 몇년간 평균 50% 이상 초고속성장세를 유지했던 국내 네트워크시장이 올해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30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한국쓰리콤, 한국베이네트웍스, 한국포어시스템즈, 한국어센드커뮤니케이션 등 8개 주요 네트워크업체들에 따르면 근거리통신망(LAN), 원거리통신망(WAN) 등 네트워크 장비 및 구축서비스 국내시장은 각각 3천2백억원과 1천1백억원 정도를 형성, 총 4천3백억원 규모로 지난해 4천2백여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결과는 전자주민증, 인텔리전트빌딩, 학교정보화 등 굵직굵직한 사업과 일반기업들의 인터넷, 인트라넷 구축 열풍을 가정해 올해초 예상한 8천여억원 규모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다.

국내 네트워크시장의 성장세가 이처럼 갑자기 꺾인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침체와 지난 10월경부터 본격화된 외환, 금융 위기로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네트워크 구축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폐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초의 경기침체는 차치하더라도 10월 이후 외환, 금융 위기로 일반적으로 연말에 쏟아지는 공공기관의 대규모 물량이 올해는 거의 나오지 않았거나 대부분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은 올해초 책정한 예상매출치보다 작게는 20%에서 크게는 50% 정도 미달된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인 8백억원(1달러당 1천원 기준) 정도로 알려졌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라우터 분야에서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선두를 유지했다.

한국쓰리콤은 US로보틱스의 매출을 포함, 약 7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쓰리콤은 특히 리모트액세스 분야에서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베이네트웍스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3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베이네트웍스는 비동기전송모드(ATM), 이더넷 스위치와 SOHO용 장비의 판매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ATM 분야의 선두주자인 한국포어시스템즈는 올해 2백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대비 2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초 책정했던 2백50억원의 매출에는 훨씬 못미치는 사업실적을 거뒀다.

자일랜코리아는 올해 1백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스위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자일랜코리아는 한국중공업 등 대형 프로젝트에 힘입어 불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케이블트론은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그에 훨씬 못미치는 1백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한국어센드커뮤니케이션은 올해 국내의 리모트액세스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1백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아직 매출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 한국IBM, 뉴브리지 등과 소형 네트워크업체들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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