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홈쇼핑 연말결산 (하)

IMFF체제는 홈쇼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 국민운동으로 불어닥친 「국산품 애용운동」 바람으로 주력판매 제품이었던 보석류 등 사치성 소비재 상품 감축을 실시했다. 또 국산품 위주의 판매방송 편성을 크게 늘렸다.

LG홈쇼핑은 12월 한달 동안 호화사치상품 구매자제와 근검절약을 생활화 하자는 대국민 홍보방송을 실시했다.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가정용품 및 가전제품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프로그램도 새롭게 편성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72시간 동안 외산제품 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1백% 국산제품만을 판매하는 「신 물산장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LG홈쇼핑은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중소기업청 추천 우수상품전」을 마련해 「중소기업 살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39쇼핑은 11월 말부터 우수 국산품 판매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상품판매에 있어 소비자가 국산제품임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국산제품 판매방송 하단에 「Made in Korea」를 삽입하고 있다. 또 39쇼핑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우수중소기업 상품전」 「부도기업살리기 특별전」과 동대문시장과 협력, 「39 새벽시장」을 방송했다.

이처럼 두 홈쇼핑업체가 보석류 등 사치성 소비재를 자제하면서도 평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앞으로 TV홈쇼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39쇼핑은 대형 가전제품에서 꽃배달, 이삿짐, 금융상품 서비스까지 실시함으로써 생활쇼핑의 틀을 잡았다. LG홈쇼핑은 지난 21일 「컴퓨터 기획전」을 통해 현주컴퓨터의 기획모델 제품만 10억원 어치 이상 판매, 단일상품으로는 최고 매출의 개가를 올렸다. 두 업체 모두 중소기업 상품의 판매창구로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기상품으로 올리고 있다. IMF가 가져다준 TV홈쇼핑의 새로운 활로라고 할 수 있다.

올해 TV홈쇼핑의 도약은 질적인 성장과 함께 양적인 성장도 함께 진행됐다. LG홈쇼핑은 초기 투자로 앞으로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TV홈쇼핑에 적합한 전용스튜디오와 방송설비, 주문접화 접수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방송전용 신축건물을 공사중이다. 39쇼핑도 해외전문투자기관인 CCAL과 AFIC에서 각각 5백만달러씩 외자를 도입해 성장세의 발판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TV홈쇼핑사 모두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로 중소기업과 공존공생의 길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또 두 TV홈쇼핑사가 중소기업과 공생의 길을 마련한 만큼 양사가 협력하는 체제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경쟁보다 공동의 시장을 키우는 것이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TV홈쇼핑은 IMF 체제하의 「국산품 장려」에 관한 방송으로 공익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 자유경제를 부르짖는 미국 역시 80년대 중반 불황에 시달리던 때는 「Made in USA」 캠페인으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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