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부-정통부, 대형 서버 공동개발 놓고 이견

통상산업부가 대형 컴퓨터 「엔터프라이즈 서버」 개발 후속사업으로 내년부터 관련부처와 민간기업 공동 참여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서버Ⅱ」 개발계획이 초기 관련부처와의 협의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통산부의 이번 공동 개발사업 참여제의에 대해 거부한 정보통신부는 통산부가 개발목표로 하고 있는 컴퓨터와 비슷한 대형 컴퓨터 개발계획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중복투자가 우려된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통산부는 내년부터 통산부, 정통부, 과학기술처, 재정경제원 등 4개 부처와 민간기업이 합동으로 총 7백90억원을 투자해 2백GIPS 이상 초병렬처리형(MPP) 대형 컴퓨터인 엔터프라이즈 서버Ⅱ를 개발키로 하고 최근 관계부처 협의에 들어갔으나 정통부는 이에 대해 『현재 독자적으로 대형 서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개발목표 기종도 통산부의 개발목표 기종과 기능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의사를 밝혔다.

통산부는 이같이 정통부의 불참의사 표명으로 당초 엔터프라이즈 서버Ⅱ 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정부출연금 2백4억원을 통산부의 공업기반기술개발자금, 정통부의 정보화촉진기금, 과기처의 특정연구개발사업자금 등으로 충당하려던 계획이 어긋남에 따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산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및 민간부문의 정보화 확산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대형 서버를 현재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고 대형 컴퓨터는 기술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에 따른 위험도가 높아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엔터프라이즈 서버Ⅰ 개발사업으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발전된 형태인 대형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국내 대형 컴퓨터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촉진하는 것』이라며 정부부처간 공동개발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이번 공동 개발사업에 불참의사를 표시한 정통부가 그 이유를 「개발하려는 기종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내세우고 독자적으로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자칫 중복투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통부는 이에 대해 『정통부가 앞으로 개발하려는 기종은 멀티미디어용 대형 서버이고 통산부가 개발하려는 기종은 일반 기종인 만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불참의사를 분명히 했다.

통산부는 그러나 『대형 서버의 경우 각종 정보 및 동영상을 복합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기능을 기본으로 갖도록 하고 있어 정통부가 개발하려는 대형 서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통산부는 당초 계획대로 내년 3월까지 정통부와 대형 서버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하고 이때까지도 정통부가 불참할 경우 정통부를 뺀 상태로 엔터프라이즈 서버Ⅱ 개발계획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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