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에어컨시장이 국제금융기구(IMF)한파와 특소세 인상 등 계속되는 악재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공급업체들은 IMF여파에 따른 국가경제 위기를 맞아 소비절약 운동이 확산되면서 전체 판매량의 약 40%를 소진하던 동절기 예약판매가 최근들어 초악의 부진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특소세인상으로 소비자가격까지 올릴 수 밖에 없어 내년 시장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업체은 제품마진이 대부분 10% 이하여서 특소세 인상분 10%를 모두 제품에 반영할 수 밖에 없어 9평짜리 룸에어컨의 경우 12만원, 15∼20평규모의 슬림형 에어컨은 25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IMF한파에 가격인상으로 인한 수요위축을 감안, 내년 시장 규모를 당초 예상치 1백20만∼1백40만대선보다 30%정도 낮아져 1백만대를 넘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당초 내년도 에어컨의 시장규모가 올해 수준인 1백20만대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IMF파동으로 직후 예상치를 1백만대 선으로 낮춰잡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4일까지 35일간 동안 실시한 1차 예약판매가 목표의 4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내년도의 에어컨 수요가 90만대 이하로도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5일에 불과한 1차 예약판매 기간 중에 약 10만대를 판매하는 등 2차에 걸친 예약판매 기간중에 전체 판매량의 40%선인 20만대 정도를 판매했었다.
삼성전자도 내년도 예상 시장 규모를 당초 1백40만대에서 1백만대 선으로 낮춰잡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예약판매 기간동안 목표의 40% 정도만 달성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차예약판매에서 올해 예약판매 기간의 절반도 안되는 15일 동안 10만대 정도 판매했었다.
이들 회사 외에 만도기계와 대우전자도 수요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별다른 호전요인이 없는 한 두 회사 모두 1백만대가 내년 에어컨시장 수요의 한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케리어의 룸에어컨만을 취급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내년분 예약판매 기간중에 목표의 약 60%인 2만여대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들 에어컨 공급업체는 특소세 인상이 내년 1월 1일 부터 시작됨에 따라 「인상전 구매」가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최대한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예약판매 기간도 비공식적으로 연말까지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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