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기술] "옥시전" 프로젝트

기존 인터넷과 차세대 네트워크인 「인터넷2」의 한계를 극복하게될 제3의 네트워크, 즉 슈퍼인터넷 개발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1백75개국 2백50개 통신업체들이 모여 오는 2000년∼ 2003년 사이에 완성될 슈퍼인터넷인 「옥시전」의 구축을 위한 첫 공식회의를 가졌다.

미국의 신생 전화회사 CTR그룹이 처음 제안한 옥시전 프로젝트는 앞으로 기업들이 1백40억달러를 공동투자, 총연장 27만5천Km의 초대규모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해 초당 1백Gb∼1Tb의 초고속 인터넷을 구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현재 최장 해저 게이블은 2만7천Km의 「플랙(Flag)」).

옥시전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음성이나 데이터 전송위주의 기존 인터넷과 달리 비디오 전송위주의 광대역 글로벌 네트워크로서 혁신적인 미래형 인터넷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각국의 기업들이 옥시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보다 큰 이유는 미국이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즉 인터넷을 비롯 인터넷2, 플랙, 오버넷 등 차세대 프로젝트들이 모두 미국의 거대한 백본 인프라들을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는 반면 옥시전은 세계 도처의 크고 작은 네트워크들에 대해 충분한 독립성을 전제로 연결한다는 것.

실제로 기존 인터넷환경에서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 트래픽량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집중돼 있다. 반면 인구 1억5천만의 러시아와 9억명의 인도의 트래픽량은 각각 40Mb와 10Mb. 러시아와 인도의 인터넷 이용량은 미국내 소형 LAN환경에서의 이용량에 불과한 규모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존재가 인터넷 구축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기술적으로,정치적으로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옥시전이 구축되면 러시아와 인도의 인터넷 트래픽량은 현재보다 1백만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옥시전은 국제 통신규격과 표준을 주도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피카 타잔 ITU의장은 라스베이거스회의 기조연설에서 『현재 수요가 폭증하는 네트워크 용량확장에 대한 유일한 대안은 옥시전』이라고 전제하고 『광대역폭을 지향하는 옥시전은 인터넷과 기존 전화통신간의 구분을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회사인 양키그룹도 『옥시전 사업자들이 궁극적으로는 풍부한 대역폭을 이용해서 데이터와 비디오를 비롯 원격진료나 원격교육 등 애플리케이션 전송사업에서 수익을 남길 것이므로 음성전화는 국내외 통화를 막론하고 완전 무료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키그룹은 이에따라 현재 9백억달러 규모인 국제전화시장이 5∼7년내에 해체될 가능성도 점쳤다.

그러나 옥시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옥시전의 비판적 시각은 크게 고비용문제를 비롯, 통신정책에 관련된 각국의 이해관계외에 현재 추진중인 위성통신사업과의 비교우위 평가 문제 등 3가지이다. 비용의 경우 현재 계상된 1백40억달러는 단지 해저케이블의 설치비용일 뿐이며 설치후 유지보수 비용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 비판적 시각의 골자이다. 예컨대 27만5Km에 이르는 해저케이블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하루 운항비용이 10만달러인 60여척의 전용 유지보수선들이 필요한데 현재 전세계에는 29척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비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에하게 얽혀 있는 각국의 통신정책들을 조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플랙 프로젝트가 지난 7년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각국의 통신정책 조정에 소요했다는 사실은 그 어려움을 단적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고가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기 보다는 통신위성을 더 띠우는게 유리하다는 비판적 시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텔리데식」이나 모토롤러의 「셀리스트리」 프로젝트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통신위성과 비교우위 문제는 옥시전의 자본투자자들을 계속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한편 옥시전 프로젝트는 현재 미국, 유럽, 일본계 다국적기업 6개사가 초기 추진자금을 투자한데 이어 대륙별로 추진기구를 두고 각국기업들로부터 자금을 확보중이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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