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98시스템 "가이드라인" 윤곽

98년형 PC는 현재의 97년형 PC에 비해 어느 정도의 성능(또는 규격)향상이 이뤄질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양사가 공동 마련한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에 따르면 내년에 시장을 주도하게 될 신형 PC는 기본 시스템에서 현재의 97년형에 비해 약 5%의 성능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됐다.

5%라는 수치는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의 각 항목들을 1년 전에 발표됐던 「PC97 시스템디자인가이드」와 비교 평가한 결과다. 또 5%는 산술적으로 보잘 것 없는 수치이지만 불과 1년 만에 PC관련 기술이 전반적으로 5% 정도 업그레이드됐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매우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에서는 98∼99년형 기본PC의 경우 중앙연산처리장치(CPU)는 2백㎒이상 클록스피드를 갖는 멀티미디어확장(MMX)기술 기반의 프로세서와 메모리는 32MB 이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는 98년형 PC가 인텔의 펜티엄Ⅱ프로세서와 내년에 발표될 윈도98/윈도NT5.0 등 운용체계(OS)를 근간으로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하면 98년형 PC는 1백20㎒ 펜티엄프로세서와 16MB 메모리에 윈도95/윈도NT4.0 OS를 탑재한 97년형 스펙과 5% 이상의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MS와 인텔측의 평가대로 매년 5%씩 시스템의 규격향상이 이뤄지면 앞으로 4년쯤 후에는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가 규정하고 있는 98년형 PC는 거의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에서는 8/16비트 ISA(Industry Standard Architecture) 확장 슬롯을 제외하는 대신 64비트 PCI(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ion)규격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PC에서는 주기판에 장착됐던 검은색 지네 발 모양의 슬롯들이 사라져 기존 8비트/16비트형 모뎀, 사운드, 비디오, 입출력카드 등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COM과 LPT 등 내외장형 포트도 범용직렬버스(USB)와 통합입출력인터페이스(IEEE 1394) 등으로 대체돼 프린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변기기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8년형 PC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전원관리 규격의 지원을 크게 강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원관리란 모니터화면의 슬립(Sleep)모드 전환이나 노트북용 배터리 관리 등을 포함하지만 여기서는 윈도98과 윈도NT 5.0에 채택될 ACPI와 온나우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CPI(Advanced Configuration&Power Interface)는 각종 디바이스, 마이크로프로세서, 입출력시스템, OS 간의 시스템인터페이스와 온나우 아키텍처를 지원하기 위한 자동전원관리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통합시스템구성 인터페이스. 기존 플러그&플레이(PnP)를 확장한 것으로 USB 및 PCI버스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온나우(OnNow)는 PC에 전원을 넣었을 때 VCR나 TV처럼 순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외에 전원을 꺼놓은 상태에서도 팩스, 전화, 전자우편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한편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는 PC의 종류를 기본PC(Basic PC), 워크스테이션용(Workstaion PC), 엔터테인먼트용(Entertainment PC), 넷PC(Network PC) 등 크게 4개 범주로 나누고 있다. 이 가운데 기본PC는 모든 PC모델의 기본으로서 다시 기업용(Office PC)과 가정용(Consumer PC) 등 2개의 소범주로 나누어진다. 네트워크장치 인터페이스인 NDIS 5.0을 지원해야 하는 기업용은 네트워크환경에서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모빌컴퓨터(Mobile PC)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개인용은 가정과 소규모사무실을 겨냥한 것으로 네트워크환경의 지원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워크스테이션용은 윈도NT워크스테이션을 OS로 하는 하이엔드형 PC. 기본적으로는 기업용과 같은 규격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조직의 기간업무(미션 크리티컬)를 비롯, 엔지니어링 및 과학기술, 미디어저작,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업무처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하드웨어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메모리의 경우 기본PC의 2배인 64MB를 요구하고 있으며 펜티엄Ⅱ의 오류정정코드(ECC)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ECC메모리 등의 추가도 필요하다.

엔터테인먼트용은 PC/TV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그래픽가속포트(AGP), 아날로그 및 디지털TV의 지원, 비디오 입력기능 등이 필수적이다. 게임, 교육용타이틀, 인터넷, 비디오폰 등 개인통신과 고해상도TV, VCR 등 가전기기 접속용 등의 용도로 설계됐다.

넷PC는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고 유지보수가 용이한 클라이언트PC로 정의하고 있다. 윈도98과 윈도NT5.0의 핵심기능인 「ZAW(Zero Administration of Windows initiative)」를 지원하기 위한 규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ZAW」는 클라이언트 서버환경을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함으로써 기업의 PC활용 극대화와 전산비용 극소화를 꾀할 수 있는 통합관리아키텍처. 넷PC는 특히 오라클의 네트워크컴퓨터(NC)에 대응하는 전략적 개념으로 이번에 처음 제안됐다.

【서현진 기자】

PC98시스템디자인 가이드?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규격(Specification)이나 참조용 디자인(Reference Design)이라고는 할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윈도98과 윈도NT기반 PC시스템과 각종 디바이스 등 컴포넌트의 설계를 위한 일련의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러나 이 디자인가이드는 세계 PC환경을 좌우해온 두 거목 MS와 인텔이 작성, 제안했다는 점에서 98∼99년형 신모델 출시를 앞둔 PC업계에서는 사실상의 설계지침서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는 MS와 인텔이 자신들의 전략적 의도를 기본 틀(버전 0.6)로 해서 PC, 주변기기, 반도체, 펌웨어 분야에서 80여 업체들의 서면 의견을 수렴해서 완성됐다.(버전1.0) 업체 명단에는 컴팩, HP, 3COM, ATI, AMD, 후지쯔, 어댑택, IDT, 피닉스, 캐논, 퀀텀, US로보틱스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한국기업으로는 가산전자가 유일하게 포함돼 있다. 이번 디자인가이드는 지난 96년 가을 발표된 「PC97 시스템디자인가이드」에 이어 사상 두번째다.

MS와 인텔측은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가 PC제조업체, 주변기기 설계자를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사용자(End User)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PC는 TV 등 가전과 달리 확장슬롯을 이용해서 기능을 확장해가는 개방형구조로 설계돼 있는데, 이같은 특징은 PC제조업체들에게는 이점이지만 사용자들에게는 그 기술적 복잡성 때문에 오히려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MS와 인텔은 표준 신기술들을 적극 적용, PC규격을 표준화하고 보다 다루기 쉽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느끼는 기술적 두려움과 지속적인 시스템 확장에 소요되는 비용부담 등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시스템디자인가이드를 제안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모두 30장으로 구성된 「PC98 시스템디자인가이드」의 주요 항목으로는 기본PC98(3장), 워크스테이션PC98(4장), 엔터테인먼트PC98(5장), 모빌PC98(6장), USB(7장), IEEE 1394(8장), PCI(9장), 확장카드(12장), 입출력(13장), 그래픽스(14장), 비디오와 브로드캐스트(15장), 오디오(17장), 모뎀(19장), 네트워크(20장) 등 주요 쟁점 부문들과 모니터, 프린터, 스캐너를 비롯, 아이콘 및 구동장치프로그램이 항목들에 포함돼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