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IMF체제에 따른 구조조정 시급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에서 국내 전자업계는 내수 불황과 시장의 조기개방 등의 여파로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가전제품의 수출은 호조세로 돌아서고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은 두자릿 수 신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1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MF지원금융과 기업의 대응」이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IMF지원금융으로 가전, 반도체, 정보통신 등 전자업체들도 자금난, 실적악화, 구조조정, 경영체제개편 등 4중고에 시달리게 됨에 따라 한계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전산업의 경우 대기업들은 TV와 VTR,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렌지, 청소기 등 7대 제품을 제외한 소형가전 및 음향기기 사업을 정리하거나 중소기업에 이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 가전산업의 경기전망은 소득수준 하락 등으로 내수 신장률이 마이너스 10.6%로 올해(9.5%감소)보다 더욱 침체되는 반면 수출은 환율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과 동구와 중동, 중남미 시장 등 신시장 개척으로 올해보다 5.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정보통신 부문도 내년에는 경기위축으로 내수 및 수출증가율이둔화될 것으로 보여 내수와 수출이 각각 19.0%와 13.9%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공공 및 민간부문의 정보화 관련 투자가 위축되면서 컴퓨터와 SI, SW업계의 경영실적도 크게 악화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서버 및 사무용 컴퓨터의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매년 40% 정도의 고성장세를 구가하던 SI업계도 시장축소로 저가입찰 등 과당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내년에 64MD램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과 IMF 지원금융으로 인한 설비투자 축소가 불가피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는 특히 자동차와 더불어 미국과 일본의 견제가 가장 심한 업종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D램 분야의 신규투자에 대한 압력과 간섭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세계시장에서 국내업체의 주도권 상실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IMF지원체제에서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전업계의 경우 한계사업의 철수와 해외이전 등을 서두르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하며 반도체 생산업체는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전략사업 이외의 투자를 억제하고 반도체 물량의 수급조정을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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