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작기계업계가 기업매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공작기계업체들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업체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 자사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기 위한 M&A 및 전략적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의 경우 티센사는 미국의 최대 공작기계 업체인 G&L사를 인수, 미국과 유럽시장에서판매확대를 도모하고 있으며 그로브사와 티론사는 이미 일부 공작기계의 상호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또 길데마이스터그룹은 일본의 유력 공작기계 메이커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주로 동남아 시장에서 현지업체와 합작을 통해 저가 기종을 개발, 동남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일본 최대업체인 야마자키 마작사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생산거점을 마련, 글로벌 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했으며 일본 3대 공작기계 메이커의 하나인 모리세이키제작소는 자국 중심의 일관생산제제를 갖춰 해외 판매망 확충으로 글로벌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셰계적인 컴퓨터 수치제어(CNC) 선반업체인 오쿠마사는 일본, 미국, 유럽, 아시아를 축으로 하는 4국체제를 추진, 미국에서는 현지법인인 오쿠마 아메리카 코퍼레이션(OAC)사가 체코의 ZPS사에서 저가의 범용 머시닝센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조달, 저가 공작기계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엔슈사와 북미 및 중남미 지역에서 라인가공용 입형 머시닝센터의 OEM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 자통차업계의 라인설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조치로 엔슈사가 OAC에 기계 본체를 공급하고 OAC는 CNC장치 및 주변기기 등을 부가하여 시스템으로 판매하고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또한 OAC가 80%, 미국 미쓰이물산이 20%를 각각 출자해 브라질에 오쿠마 라틴 아메리카(OLA)라는 판매회사를 설립하고 2000년까지 연간 4천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의 종합전기메이커인 대동고분유한공사와 50%씩 출자, 자본금 4억엔으로 대동대외유한공사를 설립하고 CNC장치를 제외한 기계부품을 1백% 현지 조달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기아중공업, 화천기계, 두산기계, 통일중공업, 삼성항공 등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도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 한계사업에서 철수하는가 하면 CNC선반과 머시닝센터 등 핵심 아이템을 제외한 범용 공작기계는 중소기업으로부터 전량 OEM 공급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계열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들조차 M&A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다 IMF체제로 수입선 다변화 품목도 조기 해제될 것으로 보여 해외시장에서의 고전은 물론 내수시장마저 외국업체에 내줄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표준화와 부품 공동구매, 핵심기술 국산화 등을 통해 제작원가를 낮추고 단기적으로는 선진국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이 될 만한 전략적 제품 개발과 애프터서비스 강화 등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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