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측기기업체는 매출이 줄어 울상인 반면 외국 계측기업체들은 매출호조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계측기업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 한국텍트로닉스 등 외국 계측기업체는 당초 목표액의 20∼30%를 상회하는 막대한 매출실적을 올린 반면 국내 계측기업체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HP의 경우 국내 CDMA 셀룰러 및 PCS 등 이동통신 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어 올해 계측기기부문에서 매출 3억달러를 올리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계측기기 총 수출액(3억3천만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이처럼 한국HP가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당초 수립했던 매출목표(2억7천만달러)를 웃도는 성과를 거둔 것은 국내 CDMA 셀룰러 및 PCS의 기지국, 전파중계기 유지보수 및 단말기 개발, 생산용 계측기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한국HP의 올 계측기기 부문 매출비중도 무선통신용 계측기기가 전체 매출의 35% 가량을 차지했으며 시스템부문 20%, 범용계측기기 15%, 반도체 측정장비 10%, 방송용장비(LMDS 포함)10%, BTS(보드측정시스템) 5% 및 자동차부문이 5%를 차지했다.
한국텍트로닉스도 98 회계연도 상반기를 끝낸 지난달 현재 계측기기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20% 증가하고 당초 목표액의 30%를 넘어선 약 3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6월 우리나라에서 계측기기 직판체제로 전환한 이후 매출이 부쩍 늘고 있다.
한국텍트로닉스측은 이같은 호조세가 이어지면 전년도 계측기기 매출실적 4백억원에서 30% 이상 늘려잡은 올해 계측기기 매출목표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 실제로 최근 독일 지멘스사의 계측기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광통신용 계측기기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일본 어드반테스트사의 장비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동화국제상사도 CDMA 셀룰러 및 PCS 전파중계기, 기지국의 유지보수용 계측기 공급이 활기를 띠면서 올 계측기 부문 매출이 지난해 7억엔보다 두배이상 많은 15억엔은 거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계측기기 시장에서 외국 계측기기업체들끼리 각축을 벌이면서 벌어들이고 있는 엄청난 수입은 그대로 우리나라 계측기기 수입실적에 반영되면서 올해 계측기기 부문 무역적자는 지난해의 38억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내 계측기기 시장의 안방을 외국 계측기업체들에게 더이상 내줄 경우 가뜩이나 국내 경기의 극심한 침체와 함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계측기기업체들이 설 땅은 더욱 좁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PCS, WLL(무선가입자망), IMT2000, ISDN 등의 개발에 있어 계측기기 개발을 병행을 비롯해 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국내 각종 연구소의 기술협조 및 연구개발 분야에서 국산 계측기기 채택이 절대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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