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기술자보다는 작가를 키워야 한다』
CF,영화 특수효과와 애니메이션 등에 폭넓게 쓰이는 디지털(컴퓨터)영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중인 디지털영상제작 기능자들은 대부분 독학 또는 외국유학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재 약 80여개의 CF제작회사,군소 애니메이션 업체,TV방송국 편집실,4∼5개의 극영화 특수효과 전문업체에서 활동중인데 할리우드 등 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제반 여건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션컨트롤카메라와 같은 고가 장비 및 컴퓨터 용량의 열세로 말미암아 「믿기 힘든 장면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에 벅찬 현실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그 노력의 산물들이 영화 「은행나무침대」 「구미호」 「넘버3」등에서 선보인 3D합성,몰핑장면들이며,TV CF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비현실적인 장면들이다.
그러나 한국의 디지털 영상은 할리우드가 「터미네이터2」 「쥬라기공원」 「맨 인 블랙」 「스타쉽 트루퍼스」등 수많은 공상과학(SF)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자연스러운 특수효과들에 견주기조차 부끄러운 게 현실이다.
이같은 편차는 국가 경제력 및 영상산업 기반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단숨에 극복될 수는 없다. 실제 할리우드가 영화 1편에 채용하는 특수효과의 제작비가 한국영화계 전체의 1년치 영화제작비보다 많다. 따라서 할리우드를 좇는 상업적 디지털 영상 제작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고,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등장하는 것이 「작가정신」이다. 디지털영상제작을 단순 용역이 아닌 예술로 승화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의 디지털 영상제작 관련 교육여건은 「작가」양성에 부족함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앙컴퓨터아트스쿨,예일디자인아카데미,내외컴퓨터아카데미,한솔컴퓨터디자인스쿨 등을 비롯해 관련 학원이 전국적으로 1백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단순 용역자를 양성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원장 이경자)이 지난 9월 개설한 「디지털 영상랩」은 컴퓨터그래픽(CG) 교육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초창기이지만 CG,애니메이션제작,디지털 응용 및 편집,미학,언론학 등을 총체적으로 교육, 연구함으로써 기능과 정신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관의 정동희(30) 상임연구원은 『디지털 영상랩은 정원 15∼20명의 소수정예 교육기관으로,연구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각종 국제영화제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선보일 계획이어서 소기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디지털영상제작 교육 환경이 업체들의 영세성과 전문성 문제 등으로 조기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로 개선되기는 힘들겠지만 「필름에 직접 흠집을 내는 식」(스크레칭)의 단순 애니메이션 제작기법만으로도 뛰어난 상상력과 창작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애니메이터로서 명성을 얻는 경우처럼 작가정신과 실험정신으로 물질적인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한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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