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투자가 그중 으뜸이지요』
한국휴렛팩커드(HP)의 유원식상무(40). 남다른 영업실력을 인정받아 최근 개편된 컴퓨터주변기사업본부(CCO)의 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한국HP의 보배다. 마흔 나이에 매출액 1조4천억원 규모 기업의 영업본부장에 오른 것도 놀랍지만 그를 오늘에 이르게 탁월한 세일즈 기법은 더욱 신선하다. 영업현장에 있을 때도 영업관리책임자로 변신한 요즘도 그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세일즈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CCO는 PC와 프린터 및 스캐너 등 HP의 간판인 데스크톱 제품 분야를 책임지는 곳. 유원식상무가 샐러리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사업본부장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17년. 한국HP의 전신 삼성전자 HP영업부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오로지 한 우물만 판 결과이다. 지난 84년 삼성HP창립 때 삼성전자로부터 창립 멤머로 재 입사한 사람들은 1백30명 정도. 그러나 현재까지 HP맨으로 남아있는 사람은 40여명이며 이가운데 유원식상무를 포함해서 4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17년동안 세일즈맨으로 그가 한국HP에 남긴 공은 혁혁하다. CCO본부장으로 승진하기 직전까지 그는 삼성그룹 전체 영업을 맡아왔다. 그가 삼성을 맡기 전인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성그룹은 HP본사의 50대 고객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월말 97회계년도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삼성그룹은 HP의 고객 랭킹 2위로 급상승했다. 그가 삼성을 담당한지 불과 5년만의 일이다. 이같은 성과는 HP본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성공 비결에 대해 유상무는 『HP본사 차원에서 마련된 고객지원 프로그램을 최대로 활용한 덕분』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은 유상무가 삼성그룹을 공략할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그의 세일즈 노하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을 맡게된 초창기부터 그는 삼성그룹의 중간관리자 층에 대해 HP인지도를 높이는데 총력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HP의 고객지원 프로그램들을 적절히 활용, 매년 그룹비서실로 부터 추천받은 20명 씩의 삼성관리자들을 2∼4주씩 미국본사에 보내 최근의 시장, 기술흐름,HP의 기업철학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과정에서 유상무는 삼성관리자들에게 성공한 벤처기업의 표본인 HP에 대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제공함으로써 제품 차원을 넘어 삼성그룹에 대한 HP 기업이미지 제고에 단단한 효과를 거두게 된다.
유원식상무의 세일즈 스타일은 궁극적으로는 눈앞의 제품이 아닌 기업이미지 전체를 판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기업이미지 전체를 판매하는 것이 바로 고객에 대한 투자다. 이를 위해 유상무는 『고객을 평생 자기사람으로 엮어내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제 그는 영업현장에서 영업관리책임자로 위치가 바뀌었다. 『멀리보고 투자하겠다』는 그의 세일즈 철학은 또다른 차원에서 한국HP안팍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CCO본부장을 맡으면서 내세운 장기 세일즈 전략은 5가지.
자신과 같은 능력있는 조직원을 키우는게 첫번째 목표이다. 조직원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케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다. 두번째는 제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수요공급 사슬의 체계화,세번째는 양질의 유통채널을 개발해내는 일이다. 네번째는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협조할 수 있는 플랫폼의 체계화,마지막 다섯번째는 제품간 판매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제품간 판매 균형이란 에컨대 PC판매량을 현재 국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프린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영업책임자로서 유원식상무가 국내 컴퓨터업계에서 불러 일으킬 새바람이 자못 기대된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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