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나라경제 파탄 책임

우리는 지금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신문, 잡지 등을 비롯한 각종 매스컴에서는 연일 「경제부도」 「경제파탄」 등 듣기만 해도 섬뜩한 표현들이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나라꼴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탄식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경기가 안좋을 때는 흔히 불황이라는 말을 써왔지만 곧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표정만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경제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들을 마치 비웃기나 하듯 금융공황의 경계선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주식시장은 이미 공황상태고 치솟기만 하는 달러가치도 도대체 끝이 보이질 않는다.

금융기관들은 여신업무가 마비된 상태며 오히려 각 기업에 대출해준 자금을 회수해야만 할 상황이 됐다.

기업은 가뜩이나 매출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기관의 무차별적인 대출금 회수로 하루하루를 부도위기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보내고 있다.

대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몇몇 재벌기업과 중견기업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지자 그야말로 전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한 번에 수천명을 감원하는 것은 물론 임금을 동결하고 모든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줄이겠다고 아우성이다.

임금협상 때면 으레 연례행사가 됐던 노조의 강경투쟁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 판국에 회사가 부도 안나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누구 하나 나서서 모든 책임을 떠안으며 국민 앞에 사죄하려는 사람이 없다.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진정한 해법을 찾으려는 사람도 없다. 결국 모든 과실과 책임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무분별한 사치행각에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부정부패의 먹이사슬로 인해 고속철도를 건설한답시고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시행해 우리 국민의 피와 땀으로 모은 재산을 한 번에 수조원씩 날려버린 사람들이 진짜 문제다.

돼지 저금통을 깨고 꼬깃꼬깃 접어둔 돈까지 은행에 저금했더니 부도덕한 기업가들과 부정한 정치인, 부패한 공무원, 무능한 금융인이 한 패가 돼 순식간에 수조원의 부실채권을 만들어내고는 그 손해를 고스란히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

대다수 우리 국민은 열심히 살고 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이 나라의 지도자급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 정신 차리면 된다. 이제라도 국민의 목을 더이상 죄지 말았으면 좋겠다. 무능한 고위층 사람들이 진심으로 각성하고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다는 자세를 가지면 되는데 우리가 너무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것인가.

<코리아실렉트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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