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서울대 전기공학부 성굉모 교수

서울대 전기공학부 성굉모 교수(51)를 만난 사람들은 그를 공학도로서는 보기 드물게 의리가 있고 뚝심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그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엿볼 수 있다. 성 교수는 7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재학중 당시 낯설기만 했던 독일유학을 떠났다. 그에 앞서 그는 해병대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 점에 대해 성 교수는 『사교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자신을 변화시키고 보다 힘든 일을 통해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 때문에 자원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가 당시 미국 일변도의 유학지를 독일로 결정한 것은 전공인 음향공학의 학문의 깊이가 독일이 낫다는 점 이외에도 새로운 세계에서 보다 자신을 성숙시켜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독일 아헨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생활을 하다 83년에 음향공학 전공 국내 1호박사로 귀국, 서울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유학시절 그는 세계 음향분야의 권위자인 독일 아헨공대 쿠트르프 교수의 수제자로 사랑을 받았다.

성 교수는 『귀국한 해인 83년 국내 음향산업은 막 태동하려는 상황이어서 할 일이 무척 많았다』면서 『현재 음향공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구분야가 전기음향을 비롯, 수중음향, 초음파, 실내음향, 음악음향, 음성신호처리 등 음향공학 전분야를 다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음향공학의 1세대로서 많은 분야를 연구할 수밖에 없어 정말로 전공이라고 내세울 만한 분야가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그래서 후학들에게는 하나의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자세를 늘 강조하고 있다.

음향공학연구실은 그동안 많은 연구성과를 거두웠다. 특히 지난 90년 메디슨사와 공동으로 초음파의료진단기의 핵심기술인 초음파센서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는 개가를 올려 메디슨을 세계적인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했다.

성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에 65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1백26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으로 벌이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음향학회 수석부회장과 서울대 뉴미디어통신공동연구소장, 국방부지정 수중음향특화센터장, 한국통신 비상임이사, 대한전자공학회 이사등 교내외 활동도 활발하다.

성 교수는 그동안 연구활동에만 메달리다 보니까 책 쓸 시간이 없어 앞으로는 후학들을 위해 책을 내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책 발간계획은 전음향분야와 초음파공학, 음악음향학 등으로 아직 국내에서는 나와 있지 않은 책들이다.

키는 작지만 하는 일마다 매섭게 한다는 뜻의 「알토란」이란 별명을 가진 성굉모 교수는 국내 음향학회 1세대로서 우리의 음향산업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공헌한 사람 중 하나다.

<양봉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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