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 데이터 전송시장 「다크호스」

인터넷이 급팽창하면서 데이터전송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기존의 전화회선을 이용, 고속의 양방향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가 본격적인 시장참여를 선언했다.

ADSL은 광섬유같이 많은 비용이 드는 백본을 깔지 않고 전화선을 이용해 현재 속도보다 50배 이상 빠른 초당 9Mbps까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기존의 전화선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음성, 텍스트, 그래픽의 동시전송이 ADSL을 통해 가능해진다. 고속의 인터넷 서비스를 비롯한 멀티미디어 정보 교환을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밖에 원격 근거리통신망 접속, 비디오 콘퍼런싱, 재택근무, 원격교육, 훈련 같은 부가서비스 등을 전화선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ADSL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표준화에 성공, 개발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ADSL은 기존 전화 네트워크를 이용하는데 따른 낮은 비용과 상대적으로 빠른 접속속도를 갖고 있어 높은 관심을 끌어왔다. 더욱이 지난해 통신시장의 개방을 표방한 미국연방통신법의 개정과 함께 지역전화회사들이 시장개척 전략의 일환으로 ADSL의 기반기술인 디지털가입자회선(DSL) 기술의 상용화에 발벗고 나서면서 ADSL 보급은 더욱 가속화했다. 벨 애틀랜틱을 비롯해 벨사우스, 아메리테크, 유에스웨스트, 퍼시픽벨 등 대부분의 지역벨사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나이넥스와 합병한 벨 애틀랜틱은 버지니아州에서 VOD에 중점을 둔 ADSL 시범서비스를 마쳤고 내년 중반에는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벨 애틀랜틱보다는 늦어지고 있지만 그밖의 지역전화 업체들도 2년내에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비스 경쟁은 전화업계 바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이 중요한 비즈니스 매체로 자리잡으면서 정보전송 업체들의 관심도 ADSL로 집중되고 있다. 선두에 선 업체는 시카고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중인 인터액세스社. 이 회사는 ADSL을 기반으로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중에 있고, 이밖에 ATU텔레컴도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DSL부문 장비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의 알카텔 외에 미국의 인텔, 스리콤, 시스코시스템스 등 30여개 업체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싼 가격의 ADSL 모뎀 개발에 나서는 한편 모뎀의 소형화에 중점을 두고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장비가격은 시장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재 2천5백달러하는 모뎀 가격을 5백달러선으로까지 낯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한편 60여개 ADSL관련 업체들은 「ADSL포럼」을 만들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94년 12월 설립된 이 포럼은 회원사 상호간의 협조를 도모하고 관련정보를 교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업대표들의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ADSL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우선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56kbps 모뎀을 비롯해 케이블 모뎀, 종합정보통신망(ISDN), 위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경쟁자들이다. 특히 56kbps 모뎀과 케이블 모뎀은 ADSL 시장 형성에 직접적인 장벽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의 강적들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ADSL 모뎀은 작동거리가 1만2천피트밖에 되지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따라 페인케인社를 중심으로 이용거리를 2배 이상 늘린 새로운 제품도 최근 들어 속속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아직은 불투명한 시장성이 투자를 피하게 하는 측면이 있어 지역전화 중의 하나인 GTE는 올해 말 미국내 3개 주에서 개시하고자 했던 ADSL 서비스를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전화 업체들이 아직 ADSL 기술을 인터넷 등 여타 네트워크와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궁극적으로는 저속모뎀이 고속모뎀으로 대체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시장이 어떤 식으로 재편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56kbps 모뎀의 우세를 점치는가 하면, 케이블 모뎀의 계속적인 성장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별도의 네트워크 구축 없이 기존의 전화망으로 고속 동영상서비스가 가능한 건 ADSL뿐이기 때문에 시장이 일단 형성되면 빠른 속도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만만치 않다.

요컨대 마케팅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부터 2000년대가 시작되는 시점까지가 ADSL이 맞게 될 첫번째 분수령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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