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도 환율비상

최근 외환시장의 불안정에 따른 연이은 원화절상으로 인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초비상이 걸렸다.

26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환율이 폭등함에 따라 외국에 지불해야 할 기술로열티가 최대 1.5배 늘어나 공동연구과제, 위탁과제, 연구원 해외출장, 초청연구원제를 활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연구소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외국연구소와 규모가 큰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일부 연구부서는 원화절상이 계속될 경우 과다해진 로열티로 인해 자칫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도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TRW사와 다목적 실용위성 공동개발을 추진중인 항공우주연구소는 기술로열티 지급 부분이 과제비용 2천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여서 환율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사업단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이 달러당 환율이 1천2백원대로 유지될 경우 연구예산 중 4분의 3에 이르는 1천3백억∼1천4백억원 정도를 외국기업에 지급해야 될 것으로 보고 불안감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항우연 관계자들은 원화절상이 지속될 경우 해외 공동연구 업체에 대한 지불 부담금이 크게 늘어 연구원들의 상여금은 고사하고 월급조차 주지 못할 사태마저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외국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20만∼30만달러에 이르는 광소자, 광통신분야 연구개발과제에서 원화절상에 따라 5만달러 이상의 추가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표준과학연구원, 원자력연구소, 기계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도 각종 연구기자재 도입과 관련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최대 50% 이상 늘어나는 등 당초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과학재단의 해외파견 연구원제, 박사후 과정(POST DOC) 연수생 모집, KAIST 고등과학원의 외국인 교수 초청 등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 국제세미나 등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같은 현상은 내년도 과학기술예산 중 외국기자재 도입, 외국 공동연구, 초청연구, 해외출장에 따른 기준 환율을 달러당 8백40원대로 책정한데다 현행 출연연들의 연구조직이 연구과제별로 임금, 상여금이 지급되는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로 돼있기 때문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는 한 연구기자재 도입 규모를 줄이거나 해외출장, 초청연구, 공동연구진행을 축소 또는 중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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