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추계 네트워크포럼 97] 인터넷 솔루션 화려한 외출

「모든 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통한다.」

9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네트워크 구축 열풍이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인터넷 태풍으로 바뀌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 정부기관, 단체 등에 구축된 근거리통신망(LAN), 원거리통신망(WAN) 등 네트워크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그야말로 인터넷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몇년전까지 기업, 단체들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는 수준이었다. LAN의 경우 이더넷, 고속이더넷, FDDI 등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지가 문제였다. X.25, 프레임릴레이, 전용선 등 WAN의 장단점을 분석, 목적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기에 바빴다. 네트워크 디자이너들의 최대 관심사는 데이터가 병목현상을 일으키지 않고 빠르게 전송될 수 있는 네트워크 형태 찾기였다. 전문가들 역시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를 파악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네트워크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 지는 뒷전으로 물러난 형세였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이 최대의 가치였고 자랑거리였던 것이다.

지난 몇년 사이 국내 기업의 25% 만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이를 완료한 이들 역시 파일전송, 프린팅 등 기초적인 용도로만 네트워크를 사용했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물론 중소기업체가 절대 다수인 국내 기업구조상 네트워크 활용도의 저급성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대기업들 역시 「PC 1인 1대」을 표어로 내건 상황임을 미루어 짐작할 때 네트워크를 통한 업무환경의 고도화는 실제로 요원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었다.

이같은 환경에서 네트워크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 인터넷. 지난해와 올해만을 놓고 본다면 네트워크가 인터넷을 활용하기 위해 구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네트워크 업체들은 자사의 장비가 인터넷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특히 원격지접속(리모트액세스) 분야의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혈전에 돌입했다. 기존 업체는 물론이고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의 수 역시 계속 증가일로에 있다.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기가비트이더넷 장비도 인터넷의 표준 프로토콜인 인터넷프로토콜(IP)을 고속으로 전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국가를 관통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도 인터넷에 효율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형태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네트워크와 관련된 모든 기술논의가 인터넷을 전제로 하며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태가 각광받는 상황이다.

지난 4월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네트워크 포럼 97 가을」 행사에도 인터넷의 영향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정보통신부 주관, 한국통신 후원, 전자신문사 주최의 이번 행사의 특징은 인터넷 관련 솔루션이 대거 선보이고 주제발표 또한 인터넷으로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업체들의 출품작 수가 늘었고 한층 다양하다는 점도 지난 1회 행사와 다른 점이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는 총 2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세션에서는 초고속정보통신, 비동기전송방식(ATM), 기가비트이더넷, 전자상거래 등 각종 기술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3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서울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서 전문가가 참석해 초고속 정보통신기반 구축 추진전략, ATM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 멀티미디어 프로토콜 기술개요 및 코바(CORBA) 분산객체기술 등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국내에 진출한 외국 네트워크업체 관계자가 소개하는 기가비트이더넷 솔루션, ATM 상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기술동향, ATM 상의 가상랜, 글로벌 다이얼업 솔루션 및 ATM 상의 음성전송 등 최신기술이 또 다른 분야를 구성하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의 전문가들은 프레임릴레이 발전동향, 전자상거래 구축 요소기술, 광전송기술 등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활용기술을 발표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정보통신부 공종렬 심의관이 오는 2010년까지 구축될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대한 국가 시책을 소개한다. 이 주제발표를 통해 공 심의관은 초고속 가입자망 구축시 모든 가입자를 광케이블로 연결할 뿐 아니라 고속의 디지털전화선, 무선가입자망 및 케이블TV망도 활용할 것이라는 정부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ETRI의 임주환 단장은 ATM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게 된다. 임 단장은 여기서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을 고속화하기 위해서는 ATM을 도입해야 한다는요지의 내용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서울대 최양희 교수는 인터넷상에서 운영되는 가상현실, 쇼핑센터 등에 필요한 멀티미디어 프로토콜 기술을 전반적으로 소개한다. 건국대 민덕기 교수는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분산객체형 언어인 코바(CORBA)의 개발배경과 보유기능 및 향후 전망을 발표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외국 네트워크 전문업체는 스리콤, 디지털, 포어시스템스, 휴렛패커드, 케이블트론, 뉴브리지, 메지, 이콴트 등 8개 업체. 이들 업체는 본사 및 국내 지사의 전문인력을 파견, 현재 핫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 동향을 상세하게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콤은 기가비트이더넷과 ATM을 비교,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여기서는 기가비트이더넷과 ATM의 장단점이 소개되며 어떤 경우에 어떤 방식의 네트워크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디지털 역시 자사의 기가비트이더넷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ATM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어시스템스는 ATM 네트워크가 이더넷, FDDI, 토큰링, SNA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프로토콜 MPOA(Multi Protocol Over ATM)를 발표한다. MPOA는 지난 5월 표준화가 완료돼 ATM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프로토콜이다.

휴렛패커드는 네트워크관리시스템(NMS)인 「오픈뷰」를 소개하는 한편 이와 함께 전반적인 정보기술관리 동향을 펼쳐 보인다.

케이블트론이 들고 나온 분야는 기가비트이더넷 장비와 원거리통신망(WAN) 분야 장비 및 NMS. 이 회사는 현재 기업들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NMS 「스펙트럼」을 자세히 소개, 분석해 준다. 이와 함께 새롭게 출시한 리모트액세스 제품에 대한 설명도 덧붙일 예정이다.

뉴브리지는 ATM상에서 음성을 전달하는 기술과 장비를 선보인다. 프레임릴레이와 ATM을 동시에 지원하는 장비가 각광받는 국내 상황에서 뉴브리지의 발표는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메지는 최근 사업부를 대폭 개편, 기존 토큰링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ATM에 전념하는 분위기를 반영해 ATM상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소개한다. 이를 위해 메지코리아는 본사로부터 기술인력을 들여왔다.

이밖에 국제 데이터통신 네트워크 공급업체인 이콴트는 참가자들을 상대로 자사의 네트워크망을 소개하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가 보유한 네트워크는 특히 전화접속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에서 국내 네트워크에 저렴한 가격으로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다양한 주제를 들고 나와 포럼 참석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삼성전자는 NMS의 전망과 자사의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현대전자는 ATM 네트워크장비의 개발현황과 전망을 발표한다. 아코테크는 B ISDN과 ATM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혼합제어 및 보안요소를 내용으로 국내외 환경을 자세히 분석한다. 퓨쳐시스템은 보안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자사의 사업을 상세히 소개하며 새로 개발된 보안제품을 공개한다. 또 지난해에 이어 IP스위치의 변화된 모습을 상세히 소개한다.

국제전화 사업에 새롭게 뛰어든 온세통신은 현재 원거리통신망(WAN)을 장악하고 있는 프레임릴레이 네트워크의 발전동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온세통신이 제공하는 프레임릴레이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힌다. 코리아링크는 네트워크 디자인을 중심으로 본 초고속 국가망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내용은 네트워크 디자인시 고려해야 할 초고속 국가망의 성격과 구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닉스테크는 인터넷시대 최후의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전자상거래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요소기술을 소개한다. 또 자사가 공급하는 각종 솔루션도 공개한다.

지난 4월에 열린 1회 행사보다 더욱 짜임새있고 알찬 이번 행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솔루션과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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