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가전업계가 적자를 가중시키는 사업에 대한 정리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추진해온 한계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정리작업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이에 따른 국내 가전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판도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소형가전, VCR, 오디오 등 대기업으로서는 채산성이 없는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아예 사업을 중단하기 위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금까지 국내외 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장식으로 공급받아 사업을 지속해온 소형가전사업을 내년 중으로 완전 정리한다는 내부방침 아래 식기세척기, 가습기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올해 연말까지 사업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VCR사업부 자체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국내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 중국, 스페인 등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소형가전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빨라져 자체적으로 대응키 어렵고 시장개방으로 외산제품의 대량유입이 예상됨에 따라 TV 등 7대 가전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대해서는 전량 OEM으로 대체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VCR생산라인을 중국 및 인도네시아에 이전한 데 이어 내년까지 국내 생산라인을 축소시키는 한편 국내 오디오 생산라인 중 저부가가치의 CD카세트, 미니컴포넌트 생산라인을 내년 중 중국으로 이전시켜 국내 공급물량을 이들 해외생산기지로부터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가전 3사는 이들 제품 외에 전략육성품목인 5대 가전제품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제품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생산하거나 국내외 OEM으로 대체하고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의 대형제품만을 특화시킨다는 전략 아래 현재 해외이전 대상품목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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