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퍼 시장 혼전 양상

반도체 제조용 핵심 장비인 스테퍼 시장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니콘과 캐논이 상대적 강세를 보여온 국내 스테퍼 시장에 차세대 DUV(Deep Ultra Violet)용 스테퍼 및 스캐너 장비를 무기로 한 네덜란드의 ASML과 미국 SVG가 올해들어 본격적인 시장 공세에 나섬에 따라 국내 스테퍼 시장에 구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64MD램의 본격적인 양산과 함께 DUV용 스테퍼 및 스캐너 장비에 대한 국내 수요가 큰폭으로 증가, 전체 스테퍼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이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ASML과 SVG의 시장 약진이 점쳐지고 있어 이러한 혼전 양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실제로 ASML은 최근 국내 S사 64 MD램 생산라인에 DUV용 스테퍼 및 스캐너 장비를 대량으로 공급, 설치한데 이어 지난 9월에는 국내 H 소자업체로부터 1억7천만달러 상당의 장비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전체 DUV용 스테퍼 시장의 50% 이상을 석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국내 소자 업체의 연구소를 중심으로 10대 이상의 DUV용 스테퍼를 공급해온 한국SVG도 자사의 스텝 & 스캔(Step & Scan) 방식 DUV용 스테퍼인 「Micra Scan-III」를 앞세워 양산라인용 시장에 도전한 결과, 최근 반도체 사업에 신규 참여한 국내 D사에 본격적인 장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 국내 최대 스테퍼 공급업체인 니콘코리아는 자사가 다른 경쟁회사들과는 달리 DUV용 스테퍼 및 스캐너 장비는 물론 G라인과 i라인용 스테퍼도 갖추고 있다는 장점과 장비 가격의 상대적 우위를 무기로 적극적인 시장 고수에 나설 방침이다.

스테퍼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그 도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DUV용 스테퍼 시장에서 ASML 등 신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니콘과 캐논 등 기존 업체들도 신규 장비 출시를 통한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어 국내 스테퍼 공급을 둘러싼 이들 업체들간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스테퍼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설계된 회로를 웨이퍼에 투사하는 핵심장비로 연간 국내 수요는 2백대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중 30% 정도를 차지하는 DUV용 스테퍼는 대당 가격이 5백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가 반도체 장비이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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