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단면 PCB사업 어떻게 될까]

LG전자(대표 구자홍)의 단면 인쇄회로기판(PCB)사업 향배가 또다시 관련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대덕산업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단면PCB 생산업체인 LG전자가 고부가제품인 다층PCB(MLB)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한계사업인 단면부문을 전격적으로 정리하거나 중소기업으로 사업을 이관할 것이란 소문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단면사업 정리는 실제로 상당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기와 MLB부문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전개하고 있는 LG로서는 단면이 커다란 장애물로 취급받고 있는 데다 내부적으로도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MLB의 이익을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측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언급이 없지만 업계의 소문에 대해 부정은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PCB OBU(사업부)의 조영환 상무는 『PCB분야의 무게중심이 기존 단면, 양면 중심에서 MLB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데다 단면이 부가가치가 떨어져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빨리 정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주력 공급처인 자사의 영상기기사업이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과 함께 부품의 글로벌소싱(국제구매)이 본격화하는 등 환경이 크게 변화해 정리에 대한 기본방침을 정했다』며 『전자CU 혹은 LG그룹 차원에서 빠르면 연말안에 최종결정이 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대덕산업, 새한전자 등 단면 주력업체들은 이에 따라 LG전자의 단면사업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 것인지, 또 정리된다면 완전정리인지 아니면 과거 삼성전자의 경우처럼 주력관계사를 선정해 이관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LG 단면사업의 정리문제가 관련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최근 TV, VCR 등 주요 가전의 계속되는 침체로 수요가 한계에 다다른 단면 PCB시장의 신규 수요 창출효과로 간주될 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LG전자의 단면 생산량은 특수제품인 실버스루홀과 카본점퍼PCB를 포함, 약 월 11만∼12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단면 총 생산량의 10%를 훨씬 넘는 양으로 이것이 시장에 흘러나온다면 지난 95년 중반을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단면업체들로선 부진에 빠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절호인 기회인 셈이다.

더구나 대덕산업, 새한전자 등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단면설비를 증설, 현재 월간 약 5만∼10만장의 여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관련, 대덕산업의 유영훈 이사는 『단면 수요가 줄어든 대신 특수제품인 실버스루홀 PCB 수요가 늘어 전체 매출 면에서의 영향은 적지만 현재 월 5만장분의 일반 단면 생산능력이 남아도는 상태』라며 LG측의 사업정리에 거는 기대가 적지않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설사 LG가 업계의 바람대로 단면사업을 포기한다 해도 실제로 이들 전문업체에 돌아가는 실익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요 가전의 국내 수요 및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가 VCR를 시작으로 가전사업을 해외로 완전히 이전할 움직임을 보여 일본 CMK 등 외국 PCB업체와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한 데다 현 상태 속에서 정리가 이루어진다 해도 관계사로의 상당한 수요이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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