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텔레텍, 최종 부도 배경

노트북PC 및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인 핵심텔레텍(대표 정창훈)이 지난 17일 1차부도에 이어 18일 신한은행 방배지점 등 3개 은행에 돌아온 어음 16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부도처리됐다.

지난 80년대초 노트북PC 전문업체로 출발한 핵심텔레텍은 지난해 8백54억원의 매출에 2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중견 정보통신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나름대로 굳혀왔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대기업들이 노트북PC시장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치열한 가격경쟁이 전개돼 채산성은 물론 판매확대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이 회사가 올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인텔 펜티엄 2백MHz 프로세서(CPU)를 탑재한 노트북PC 「아이넥스 6000T」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노트북PC 매출이 급격히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3월 회사이름을 「내외반도체」에서 「핵심텔레텍」으로 바꾸고 휴대전화와 페이저(삐삐)등 첨단기기사업을 신규 주력업종으로 채택해 종합정보통신업체로의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음식물쓰레기와 오폐수처리과 같은 이업종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이에앞서지난해말에는 경기도 김포지역에 건평 3천평 규모에 이르는 대단위 정보통신기기 공장을 건설하면서 1백여억원을 쏟아부었다.

핵심텔레텍의 부도는 결국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과 사업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시설투자 및 사업다각화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여기에다 금융시장 위기로 인한 금융권의 기업대출이 막히자 기업 운영자금이 고갈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부도로 이 회사가 현재 추진중인 디지털 휴대폰, 유럽형 디지털 이동전화(GSM) 단말기,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 등 신규프로젝트들도 암초에 부닥쳤다. 핵심텔레텍측은 『비록 부도가 났지만 추진중인 사업들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비교적 대형 프로젝트인 이들 사업을 계속 밀고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지난 9월말 미국 퀄컴社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도입 라이선스를 맺은 씨너텍정보통신(가칭)에 참여한 핵심텔레텍으로서는 로열티지급 등이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이 경우 스탠더드텔레콤,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나머지 3사가 핵심텔레텍의 몫을 나눠 지불하거나아니면 이들 3사가 당분간 핵심텔레텍에 자금을 빌려주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핵심텔레텍의 부도가 어렵게 출범한 씨너텍정보통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게 이들 업체의 의견이다.

앞으로 통신 단말기의 해외수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컴퀘스트社와 50만대 규모의 GSM단말기를 수출키로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도」라는 핵폭탄이 터져 현재로서는 계약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는등 통신단말기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김위년,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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