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방향-정원식 정보통신부 산업지원과장>
국내 통신시장은 80년대 지배적인 사업자 중심의 독점구도에서 점차 다자간 경쟁을 통한 경쟁구도로 급속하게 이전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통신사업자 출현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81년 3월 정부 산하에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설립됐고 이후 82년 3월 데이콤, 84년 3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이 각각 설립돼 서비스분야별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이런 지배사업자 중심의 국내 통신시장은 정부가 90년 들어 장거리, 국제, 이동통신 분야의 경쟁도입 방침을 발표하면서 통신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미 92년 8월 10개의 무선호출 제2사업자를 선정했으며 94 1월 국내 전용회선 사업에 데이콤의 참여를 허용하고 94년 7월 제2이동전화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통신서비스간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96년 6월 7개분야, 27개 사업자가 선정된 데 이어 올해 6월 5개분야, 10개 사업자가 신규로 선정돼 총 37개 사업자가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10개분야, 43개 사업은 현재 서비스 상용화에 돌입한 상태이며 4개분야, 14개 사업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앞으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정착 및 개방경제의 확대에 따라 경쟁도입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통신서비스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용자가 원하는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들어 무선통신기술, 위성통신기술, 케이블TV기술 등 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음성, 데이터 등 기본서비스 이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통신사업자는 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통해 △先대내경쟁, 後대외경쟁 △경쟁환경 아래 사업능력 배양 △국내 통신사업자의 세계화 촉진 등의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통신사업자는 기술 및 서비스 개발촉진을 위한 경쟁과 서비스, 기술, 영업, 인력 등의 상호보완과 비용분담을 통한 협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유선통신 사업에서의 경쟁과 협력-한양대 경영학부 장석권 교수>
통신시장의 기본골격이 다수 사업자에 의한 경쟁체제로 급변하고 있다. 이는 신규사업자 선정, 서비스 사업자간 상호 진입허용 등 대외적인 요소와 차별적 규제폐지, 공정한 사업여건의 보장, 사업자 자율성 확대 등 대내적인 요소에 힘입은 바 크다.
유선통신 시장은 경쟁확대와 공정경쟁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는 실질적으로 서비스가격의 인하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현상은 향후 시장확대와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며 사업자간 협력도 크게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단계적으로 시설의 공유와 공동이용, 사업자 공동의 고도 서비스 개발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서비스/망 효과의 극대화를 촉진시킬 전망이다.
국내 통신산업은 경쟁심화에 따른 시장진입 촉진양상을 보이는 후진국 구도와 해외진출 촉진으로 이어지는 선진국 구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경쟁의 활성화는 장비, 정보, 콘텐츠 등 전후방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며 해당 시장의 경쟁활성화는 사업자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원칙속에서 유선통신 분야는 더욱 경쟁과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선분야에서 떠오르는 이슈는 상호접속, 접속료, 번호광역화, 사전선택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상호접속은 망간 직접접속과 중계접속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직접접속은 네트워크 외부 경제성을 증가시켜 사업자뿐 아니라 이용자의 효용을 증대하게 된다. 따라서 수익분배는 규칙상 규제의 필요성이 적고 가능하면 사업자간 자율적 협상에 일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번호광역화 문제는 번호권과 요금권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특히 시내, 시외 전화 사업자간에 이해가 상충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며 이 문제 또한 사업자간 협력으로 해결돼야 한다.
최근 시행된 사전선택제는 공정경쟁 조건의 실현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함을 일깨워줬으며 공정경쟁 조건을 실행함에 있어 선진국의 예에서와 같이 비용효과 분석을 통해 정책실행의 효과를 사전적으로 추정할 필요가 있음을 교훈으로 남겼다.
<무선통신사업의 경쟁과 협력-홍대형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무선통신분야는 이동전화, 무선호출, 시티폰으로 크게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이동전화는 셀룰러 2개 사업자, 개인휴대통신(PCS) 3개 사업자 등 총 5개사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4백만 정도의 가입자, 신세기가 1백만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PCS 3사가 10월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초기 기선제압에 열중하면서 5개사가 이동전화 시장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2년 안에 1, 2개사 정도가 경쟁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이며 M&A 등으로 이동전화시장의 재편 가능성도 현실성 있게 대두되고 있다.
무선호출 분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보였으며 국내 통신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다. 현재 1천4백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SK텔레콤 7백만명 015사업자 7백만명 등으로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체 무선호출 가입자의 수요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갈수록 신규가입자 유치와 기존가입자 유지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무선통신 분야에서는 주로 협력보다는 경쟁이 가속화하는 실정이다.
이동전화 5사는 각각 독자적으로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이에 따라 총 8천개 이상의 기지국이 이미 개설됐다. 또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상호 로밍협약은 실패했으며 이동전화 5사는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무선분야에서 경쟁 및 협력 방안은 크게 동일서비스내 경쟁과 가격경쟁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가격경쟁은 품질과 기술력의 경쟁으로 구분되어 품질경쟁은 음성과 비음성 서비스 분야로 나누어 전개된다. 또한 기술력 경쟁은 망구축의 경제성, 운용기술의 확보, 제공서비스의 개발 등으로 세분화되어 경쟁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사업에서의 경쟁과 협력-송관호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
국내 인터넷 사업자는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 등 20여개사가 있으며 전용회선 가입자가 5천7백30개, 유료 개인가입자가 97년 10월 기준 약 27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교 등 무료로 사용하는 사람을 포함한 인터넷 사용자는 1백만명(97년 10월 인터넷 호스트 접속수:약10만시스템)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웹 호스팅 서비스는 약 2천여개로 중소기업 등의 웹을 대행하여 관리해주고 있다.
인터넷사업의 문제점은 첫째 기관 가입자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개인 가입자의 증가율은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국내 인터넷사업의 수익성이 대체로 적자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사업의 비용요소는 통신회선비(국제, 국내 회선비)가 40%를, 나머지는 인건비, 개발비, 제비용 등이 차지하고 있어 통신회선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반영한다. 또한 콘텐츠 사용에 대한 요금부과가 어렵고 개인 가입자의 요금회수율(약 70%)이 떨어져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된 것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마지막으로 기술발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처가 매우 미흡한 점이다.
결국 인터넷사업은 궁극적으로 멀티미디어 서비스, 초고속망과의 연계로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하며 국제적인 인터넷 라운드, 전자상거래 등 공통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팩스, 인터넷폰 등 새로운 사업으로 확대됨에 따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경쟁적인 품질등급이 우선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법, 제도, 정책의 현재와 미래-양유석 아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통신시장 경쟁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경쟁적 시장구조를 정착시키고 공정경쟁을 가능케 하기 위해 심판자가 필요하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사법부(법원), 통신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기관 등이 심판자의 물망에 오르고 있다.
통신시장의 경쟁은 서비스간 경쟁과 네트워크간 경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서비스간 경쟁은 동일 서비스간 경쟁으로 한 기업내 통신상품간 경쟁, 동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업자간 경쟁으로 구분된다. 네트워크간 경쟁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입각한 경쟁으로 여기에는 독립망간 경쟁과 타사업자망을 이용하면서 경쟁하는 비독립적인 망간 경쟁을 들 수 있다.
이같은 상호경쟁은 외국기업의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사업자가 우후죽순처럼 진출하고 있어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이는 통신산업도 다른 산업처럼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요금, 품질, 고객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됨을 의미하며 한편으로는 단순 통신서비스 경쟁에서 복합서비스 경쟁으로 전개됨을 뜻한다.
이런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은 크게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긍정적 효과로는 요금인하, 대만족 고객서비스, 기술발전 관련산업의 발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경쟁 등을 들 수 있다. 부정적 효과로는 장거리, 국제요금 인하의 반대급부로 발생할 수 있는 시내요금 인상, 기업체 비용감소 대신의 개인비용 증가, 수익성 감소로 인한 인원감축 등이다.
향후 사업자간에 핵심역량을 갖추고 공정한 룰을 통한 생산적인 경쟁이 바람직한 경쟁의 방향이며 이에 따라 경쟁 당사자들도 경쟁구도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협상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자 협력은 근본적인 한계가 뒤따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해외진출에 따른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정리=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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