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 대미 시장 공략 난항

국산 정보가전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차질을 빚고 있어 새로운 유망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보가전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위성방송용 세트톱 박스와 인터넷 세트톱 박스를 앞세워 세계 정보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업체들의 견제와 신규 참여업체들의 급증으로 정보가전제품의 대미 수출이 사실상 중단위기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의 위성서비스업체인 디렉TV에 대한 세트톱박스 공급자격권을 획득한 바 있는 대우전자는 제품개발과 함께 공급을 추진했으나 이미 디렉TV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톰슨, 소니 등의 방해로 현재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측은 『늦어도 올 1분기중에 미국시장에 디지털 위성수신기 수출을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기존 납품업체들의 견제로 지난 8월에야 디렉TV로 부터 품질검사 승인이 나는 바람에 미국시장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위성방송이 개시될 당시 대당 7백99달러에 달했던 세트톱 박스 공급가격이 경쟁업체들의 잇단 출현으로 대당 2백50달러대까지 떨어지자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디렉TV에 대한 세트톱 박스 수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 LG전자가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세트톱 박스의 경우 올 상반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웹TV네트워크사를 전격 인수하고 소니, 필립스와 공동으로 제2세대 웹TV용 세트톱 박스 개발일정을 발표하면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특히 톰슨RCA, 커티스 마티스 등 후발업체들이 인터넷세트톱 박스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치열한 선점 경쟁으로 인한 가격 인하를 초래, 국산제품의 대미수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시장 진입이 사실상 어렵게되자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은 미국지역과는 별도로 중남미 및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판로개척에 착수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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