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케이블TV 채널전쟁.. 시청률 조사따라 수신료 배분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이 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하고 있는 시청률 조사를 의식,다양한 경품 행사와 이벤트 행사를 마련하고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만한 우수 프로그램을 특별 편성해 방영하는 등 시청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튼튼한 PP들은 이번주를 「시청자 특별 주간」으로 정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여행권, 각종 전자 제품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고 일간지에 자사의 홍보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하는 등 시청자들을 자신들의 채널에 고정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당수의 PP들이 연말이나 방학을 겨냥해 기획했던 프로그램을 앞당겨 긴급 편성했고 일각에서는 일부 그룹 계열의 PP사들이 시청률 조사 기간 동안 계열사 직원들이 자신들의 채널을 시청하도록 계열사에 협조공문을 보냈다는 소문까지 나도는등 시청률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케이블TV업계에선 이번 시청률 조사가 얼마나 공신력을 가질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PP들이 이번 시청률 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조사 결과가 어떻게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각 PP들의 수신료 배분율이 크게 달라지는데다 동일한 쟝르에 속한 PP사들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 의식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청률 조사가 갖고 있는 몇가지 맹점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업계는 이번 시청률 조사가 케이블 TV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제고와 가입자 증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우수 프로그램이 긴급 편성되기 때문에 케이블 TV시청자들은 일반 지상파방송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와 흥미를 케이블TV에서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큐멘터리 전문체널인 CTN은 10일부터 16일까지를 특별 편성기간으로 정하고 미국 PBS에서 인기리에 방영돼 에미상까지 수상했던 다큐멘터리 13부작 「프론트라인」을 특별 편성했으며 이들 프로그램에 대해 「다큐멘터리 시청 소감 공모전」을 실시한다. 이와함께 대학수능 준비생을 겨냥해 수능 및 논술에 도움이 되는 과학, 문학 댜큐멘터리를 특별 편성해 이기간 동안 방영한다.

스포츠 채널인 한국스포츠TV는 시청률 조사 기간에 맞춰 「2000월드 사커」 「아이 러브NBA」 「골프 아카데미」 「3쿠션 당구 선수권전」등의 프로를 신설했다. 이와함께 97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결산(14,15일),서커스 올림픽 97 익스트림 게임(10일,11일)등 프로그램을 특별 편성했다.

외국어 방송채널인 아리랑TV는 5억원을 투입해 에스미디컴과 공동으로 제작한 장편만화영화인 「해상왕 장보고 청해진 호랑이」를 이번주 중에 방송하고 인기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뮤지컬 「시집가는날」등 프로그램을 특별 편성해 방영한다. 또한 10일부터 16일까지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아리랑TV 오자 찾기」 행사를 개최,시청자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여성채널인 동아TV는 나오미 캠벨,클라우디아 쉬퍼 등 유명 모델의 삶과 꿈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모델」을 이 기간동안 4회 연속 방영하고 프로그램 시청 소감 공모전을개최,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여성채널인 GTV 역시 시청자들의 재방 요청이 높았던 「다이애너와 영국왕실」을 10일부터 13일까지 특별 편성해 방영하고 「사랑의 대학병원」,특선 미니시리즈 4부작 「속죄의 시간」 「브루스 윌리스의 문라이팅」등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해 방영한다.

음악채널인 m.net은 창사 4주년 기념으로 지난 5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H.O.T등 21개 뮤지션이 참가해 열린 「97 m.net 대축제」를 10일 방영한 것을 시작으로조관우 콘서트,신예 록커 「김경호의 라이브 시간」을 마련했다. 또 「숨은 VJ를 찾아라」「한국의 스파이스 걸스를 찾아라」등 4대 이벤트를 마련,시청자들에게 동남아 여행권,뉴질랜드 콘서트 여행권등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음악채널인 KMTV 역시 PC통신ID 공모전과 돌발 퀴즈 프로그램인 「KMTV 빅뱅 페스티벌」을 마련,유럽항공권,펜티엄 PC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빅콘서트 음악여행」등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문화예술 채널인 AC&C코오롱은 10일부터 13일까지 대중성과 작품성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프란시스 코폴라, 왕가위, 앨프리드 히치콕,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등 세계의 명감독 8인을 선정,이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으며 BBC의 명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사리진 제국의 비밀」을 특별 편성해 방영한다.

Q채널은 작년 9월 케이블TV방송협회로부터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자연 다큐멘터리 「곤충의 집」을 13일 특집 편성해 방영하고 10일부터 15일까지 「Q채널 퀴즈 익스프레스 2525」 행사를 실시,시청자 1천2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경제 뉴스 채널인 MBN은 11일부터 15일까지 대선 주자들을 초청,「경제정책 발표회」「주택 포럼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등을 개최,케이블TV를 통해 중계한다.

이 밖에 마이TV, 다솜방송, DSN 등 3개 교육 채널은 시청률 조사 기간이 대학수학능력 시험 일정과 맞물림에 따라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줄만한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청률 만회의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아뭏든 이번 시청률 조사는 공신력면에서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케이블TV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케이블TV업계가 처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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