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80년 중반부터 후반까지 지리정보시스템(GIS)이라는 새로운 정보통신 구축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가 싶더니 급속히 위축됐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후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 공사를 중심으로 시설물 관리를 위한 GIS기술 도입이 활발했으나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GIS 확산에 전제가 되는 수치지도(디지털 지도) 제작이 부진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정부는 지난 95년 국가지리정보시스템(NGIS) 구축계획을 발표하고 우리나라 GIS산업 본격 육성을 선언했다. 정부 계획은 수치지도 제작에 각 기관간 중복투자 방지와 사업 일관성 확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표준화 유도 등을 통해 선진국 수준으로 GIS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95년 당시 경제기획원(현재는 건설교통부)이 총괄분과위를, 국립지리원이 지리정보분과위, 과기처가 기술개발분과위, 정보통신부가 표준화분과위, 내무부가 토지정보분과위를 각각 맡아 GIS를 이용한 정보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NGIS 1단계 사업으로 오는 2000년까지 2천8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선행연구와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며 2001년 이후 2단계 사업으로 지리정보의 유지, 관리 및 핵심기술 개발, 한국형 토지정보시스템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는 △기본 공간정보 DB 구축 △기본 도형정보 표준화 △우리나라 독자 GIS SW 용화기반 마련 △공간정보 관리 유통극대 화 △관련제도 및 법규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NGIS 국가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02년께 우리나라도 GIS를 이용한 세계적인 정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3년째를 맞는 NGIS 구축사업의 각분과위별 활동내용을 알아본다.
▷지리정보분과
GIS 구축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지도인 수치지도를 마련하고 저장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지리정보분과의 역할은 이 수치지도 제작 및 데이터 구축을 체계화해 각급 기관, 기업 및 민간분야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데 있다.
건교부 산하 국립지리원은 우리나라 전역 수치지도 제작을 내년 말까지 완료하게 된다. 또 이에 따른 주제도 작성 작업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내년 말까지의 수치지형도 제작사업에는 총 7백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내년부터 시작될 공통주제도 수치지도화 사업에는 총 2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 2000년까지 계속될 지하시설물도 수치지도화 사업에도 추가재원이 지속적으로 따를 전망이다.
국립지리원이 제작하는 지형도 수치지도 제작범위는 △전국 73개 도시 지역은 1천분의 1 △산악을 제외한 전국지역은 5천분의 1 △산악지역은 2만5천분의 1 축척의 수치도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스, 상하수도, 전기, 통신, 송유관 등 지하매설물 수치지도화 사업은 지하시설물 조사와 속성자료 정비 등을 병행해나가게 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가스, 전력, 통신, 송유관, 지역난방 시설물 전산화 주체는 매설, 관리자가, 상, 하수도 시설물 전산화는 해당 지자체가 각각 맡아 사업을 추진토록 할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국립지리원의 수치지도 제작사업과 건교부의 지형공간정보 유통법 제정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의 GIS 관련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기술개발분과
세계적으로 정보화 추세가 급진전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GIS 시장 규모가 앞으로 10년 안에 현재보다 1백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GIS 관련기술 수준이 매우 낮아 GIS 구축에 필요한 기본SW의 외국 의존은 물론 우수 인력 확보면에서도 선진국과 겨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술개발분과위를 맡고 있는 과기처는 과학기술정책연구소(STEPI)를 중심으로 GIS사업 활성화에 필요한 기본SW, 매핑(Mapping)용 SW, 데이터 베이스(DB) SW 개발 및 이를 통합하는 기술을 확보해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단일 SW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개발사업은 1단계로 오는 98년까지 국가표준을 수용하고 공간정보 DB를 활용할 수 있는 GIS SW를 해외 기술협력 및 자체노력으로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또 2단계로 오는 2003년까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수준의 GIS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NGIS SW 기술개발은 이처럼 장기적인 기술수준 향상을 목표로 하며 프로토타입SW 개발 단계에서는 국가가 주도하지만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민간이 주도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개발에는 기본SW 및 DB용 개발도구로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SW인 「고딕2.1」을 핵심 툴로 사용하고 있으며, 매핑SW 개발을 위해서는 미국 ESRI사의 그라스(GRASS)소스를 이용하고 있다.
과기처는 1단계 기간에 총 1백80억원을 투입, 이들 각 소과제 성과를 묶어 국내 GIS SW기술을 한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개발 사업에는 GIS 전문인력 육성차원의 기술인력 교육도 포함된다.
▷표준화분과
GIS표준화는 다른 정보산업 분야의 표준화 문제에서 보듯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이 맡아오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표준화 대상과제로 지형도, 지적도, 해도 등이 포괄되는 국가 기본도의 코드 표준 및 공통데이터 포맷확정을 주과제로 설정해놓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DB 구축내용의 표준이 될 코드표준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중이며, 민간분야 GIS 활용을 위한 포맷표준으로 SDTS(Spatial Data Transfer Standard)를 확정 발표했다.
표준화작업은 각종 지도의 수치지도 제작사업을 수요자의 목적별로 추진함으로써 범용성과 호환성을 띄도록 국제표준과 연계해 제정했다. 그러나 이전에 국립지리원 용역으로 제작한 대부분의 GIS 수치지형도는 DXF(Data Exchange Format)라는 캐드데이터 포맷을 따르고 있으며 대부분 지자체는 도시정보시스템(UIS) 구축을 위해 이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산원과 NGIS 민간자문위는 GIS데이터 교환포맷으로 민간분야에서의 SDTS 규격 제정 외에 군용으로는 VPF(Vector Product Format)를, 전자해도용으로 「DX-90」을 각각 수용해 지난해 초 정통부 고시로 발표했다.
최근 들어 국제표준화기구(ISO) 및 유명 GIS SW 개발업체들은 공동으로 「개방형 지형공간데이터 상호운용성 표준(OGIS)」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에 무관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 최근 들어 ISO 관련업무를 맡고 있는 통산부 한국산업표준원과 국내 전산 표준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전산원이 이 분야에서의 표준마련 과정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지정보분과
토지정보분과는 지적도 전산화로 통합적인 토지정보시스템(LIS)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5년 창원시를 대상으로 지적재조사 측량을 통한 종합 토지정보시스템 구축 실험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대전시 유성구를 대상으로 기존 지적도면을 전산화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해 토지 대장과 지적도면을 통합하는 지적업무 전산화 토대를 마련했다.
토지정보분과를 맡고 있는 내무부는 이처럼 지난 3년 동안 1단계 지적도 입력사업과 지적 재조사사업을 위한 시범사업 실시를 완료했다. 내무부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오는 2000년까지 3년 동안 2천6백억원에 달하는 재원으로 필지 중심의 지적도전산화(PBLIS)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재정경제원에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내무부는 LIS 구축을 통해 토지대장 및 지적도면의 통합된 지적 사무 처리, 도시계획 등에 대한 확인원 발급 등 다양한 토지 및 지적 관련 대민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LIS사업에 따른 전산화된 지적도는 수치지형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각 지자체의 GIS 데이터와 불일치할 수밖에 없다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사실상 LIS 사업시 종이지도에 그려진 왜곡이 심한 지적도를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실제와 다른 지적도가 그려질 수 있다.
많은 GIS 전문가들이 LIS 사업 성공을 위한 선결과제로 왜곡된 지적도 자체의 보정, 그리고 지형도와 지적도의 일치화 가능성 여부를 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 재산권에 대한 문제 등 사업 외적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적법은 물론 각종 법제도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데 내무부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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