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할 것인가.
승민은 잠시 망설였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계획적이지 않고, 어차피 소설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소설은 사실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승민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리얼리티였다. 얼마큼 실감나게 구성하는가 하는 것이 글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것은 승민의 성격에서 기인하고 있었다. 치밀한 성격, 소설을 쓰는 사람답지 않게 승민은 평상시 생활에서 빈틈없는 절제생활을 해 왔다. 생활의 모든 면에서 완벽을 추구했고, 그동안 써온 글에서도 단 한 부분의 우연도 용납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승민은 천천히 종각역 지하도로 들어섰다.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조금 전에 들어섰던 출구로 다시 빠져 나오면서 승민은 다시 한 번 모자를 눌러썼다.
어차피 소설이다.
객관적인 설득력만 확보하면 된다.
순간, 승민은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당혹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실제로 무인경비시스템 감시회선이 오프라인으로 되어 있고, 별도의 경비가 없다면 실제상황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꾸르르릉, 전철이 지나치고 있었다.
『통신기술과 시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발생한 사고를 처리하는 능력도 하루아침에 마련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과 인력, 장비 모두가 균형있게 확보되어야 합니다. 일단 발생한 사고를 처리하는 능력으로 그 나라의 통신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신속히 대처할 인력과, 예비 광케이블 및 각종 통신장비를 활용하여 사고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늘 갖추고 있습니다.
통신사고는 실시간적입니다. 또한 100m가 고장이거나 단 1m가 고장이거나 사고의 영향이 같습니다. 복구작업 과정에서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하겠지만 일단 사고 발생 때에는 2중 3중으로 구성된 우회통신망을 이용하여 회선을 절체 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 맨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소설적 가치를 느끼고 있던 승민은 많은 질문을 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승민의 질문에, 당시 맨홀을 안내하던 관련직원은 통신망의 안정성과 사고 발생 때 준비되어 있는 대처방안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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