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눈으로 보는 CD」 98년 첫선

눈으로 보는 콤팩트디스크(CD)가 개발돼 세계 음반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 보는 CD 「CD 텍스트」는 음악CD에 문자표시기능을 부가하는 등 기존 CD기능을 강화했다.

CD 텍스트는 문자정보가 CD의 별도 영역에 담겨 있어 음악 애호가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관련정보를 알고자 할 경우에 CD 재킷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시켜 준다. CD에 수록된 문자정보가 CD 텍스트 플레이어 상에서 그대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 제품이 보편화되면 가정에서는 물론 레코드숍에서 음악을 틀 경우 트랙의 숫자나 앨범 및 노래제목, 아티스트의 이름 등이 플레이어에 나타난다. 예를 들면 음악과 함께 「이무지치 합주단이 연주하는 비발디의 사계 중에서」라는 문자설명이 플레이어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CD 텍스트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제품은 아니다. 기존 CD에 「CD 플러스 그래픽(CD+G)」이라는 새로운 문자기능을 부가한 제품이다. CD+G는 TV 스크린 상에 그래픽이나 문자를 보여주는 기능으로 가라오케에 응용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이외에 다른 국가에서는 시장형성에 실패했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CD 텍스트다.

물론 CD 텍스트의 작동원리가 CD+G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 CD 텍스트는 음악CD의 경우 시간표시나 트랙정보 제공 정도에 이용되는 서브코드 데이터라 불리는 별도 영역에 필요한 문자정보를 저장한다.

텍스트 디코더를 통해 이 영역의 정보를 불러낸 다음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CD 텍스트의 플레이어는 현재의 CDP에 비해 훨씬 크고 선명한 LCD 스크린을 갖는다.

현재 CD 텍스트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는 지난 80년대 CD를 개발했던 일본 소니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이들 두 업체를 중심으로 일본 데논, 아이와, 켄우드 등이 CD 텍스트 플레이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화면 스크롤기능을 갖는 단순한 8개 문자 CD 텍스트 디스플레이와 보다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다수의 라인을 갖는 디스플레이 등 두가지 방식의 플레이어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CD 텍스트 플레이어는 이밖에 문자정보를 TV 화면이나 컴퓨터 화면으로도 전송, 출력할 수 있는 동영상 데이터 출력소켓을 갖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CD에 가사나 곡에 대한 설명을 수록해 TV나 PC에 띄우는 것도 가능해진다.

CD 텍스트는 또 트랙의 주요 부분에 스캔기능을 집중한 「하이라이트 스캔」 등 다양한 기능도 갖고 있다. 스캔기능은 기존 음악 CD플레이어(CDP)도 갖고 있지만 음악 CDP의 스캔기능은 다음 트랙으로 옮겨가기 전에 이전 음악을 10∼20초 정도 듣고 선곡할 수 있는 정도인 데 반해 CD 텍스트의 하이라이트 스캔기능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백코러스와 같이 다른 트랙에서 진행되는 음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CD 텍스트 업체들은 이 기능이 특히 멀티디스크 CDP 이용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개발된 고성능 음악 CDP들은 1백장 이상의 CD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CD 텍스트의 보편화는 가격이나 생산 비용에 달려있다. 업체들은 기존 CDP의 생산설비를 이용해 CD 텍스트 플레이어를 제작할 수 있어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략 1만달러 정도만 더 지불하면 생산 설비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플레이어의 가격도 기존 CDP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D 타이틀과 CDP의 보급확산으로 CD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CD 텍스트 플레이어는 전세계적으로 보급된 5억개의 오디오 CDP와 완전 호환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성장을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네덜란드의 폴리그램과 소니뮤직은 CD 텍스트 타이틀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CD 텍스트 플레이어 개발업체들은 CD 텍스트의 데이터를 라디오를 통해 전송할 수도 있고, 카스테레오의 문자표시기를 통해 표시할 수도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 때가 되면 CD 텍스트는 CD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차세대 CD로 부상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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