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반도체 사업 공식 선언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이 1년 가까운 준비작업을 마치고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업 참여를 공식 선언, 3사 중심으로 유지돼온 국내 반도체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동부전자 한신혁 사장은 5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IBM사와 제휴해 오는 99년부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64MD램 3세대 이후 전제품과 2백56MD램을 양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이 메모리사업에 공식 참여함에 따라 국내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는 기존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를 포함해 총 4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계약은 IBM이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디자인 및 제조기술을 동부측에 이전하고 동부가 생산한 제품을 IBM이 구매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IBM은 지난해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인 트렌치타입의 기술을 동부측에 이전키로 했다.

이 기술은 커패시터를 완성시킨 후 소자를 분리하고 트랜지스터 형성을 포함한 모든 공정을 나중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반도체3사의 기술인 스택방식에 비해 초미세회로 구성이 쉽고 완벽한 평탄화가 가능해 2백56MD램 이상의 제품에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양사는 또한 이번 기술이전 계약과는 별도로 「관련특허에 대한 상호 사용권 계약」을 체결, 현재 IBM을 비롯한 다른 반도체업체들이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1백28MD램 디자인에 대해서도 기술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동부전자는 IBM에 월 5백여명의 기술진을 파견해 연수를 받고 IBM측도 같은 규모의 기술지도진을 파견하는 한편 장비지원 형태로 상당액의 자금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동부그룹은 반도체사업을 위해 최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일대 약 30만평 부지에 공장조성을 끝냈으며 98년 말까지 모든 설비를 설치해 1년간의 시험생산을 거쳐 99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신혁 사장은 『2백56MD램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2000년 4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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