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B업계의 화두는 단연 다층기판(MLB:Multi Layer Board)이다. 82년 대덕전자가 국내 최초로 4층 기판을 자체 개발해 선보인 지 15년만에 MLB가 국내 PCB업계의 확실한 「대권주자」로 떠오르며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95년부터 본격적인 고성장 대열에 진입한 MLB시장은 최악의 경기침체기인 올해도 평균 20∼30%대의 고성장이 확실하다. PCB산업이 올해 양적 및 질적인 면에서 전자부품군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배경도 바로 MLB 덕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줄곧 국내 PCB산업을 주도해왔던 단면과 양면은 가전, 컴퓨터 등 관련산업의 침체에 편승, 지난 95년을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단면은 가전에서 정보통신으로의 전자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최근들어 성장에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며 휘청거리고 있다.
이처럼 「이제는 확실한 MLB시대」로 봐도 괜찮을 만큼 MLB가 PCB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졌다. 현재 국내 PCB 생산량은 면적(㎡)기준으로 월 1백50만장. 이 중 단면이 월 90만장대로 60%를 차지하며 MLB는 13%인 월 20만장 수준. 그러나 금액기준으론 MLB가 단면의 3∼4배에 달하며 이미 전체시장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MLB 득세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HDD, 메모리모듈, 모뎀, 영상카드 등 컴퓨터용 주변기기의 고다층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휴대폰, PDA, 노트북PC, PCS 등으로 이어지는 이동통신 분야가 MLB시장의 차세대 寶庫로 급부상, 대량 신규수요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BGA, TFT LCD, RF모듈, MCM, COB, 플립칩 등 고부가 MLB시장이 줄을 잇고 있으며 광활한 해외시장도 빠르게 열리고 있다. MLB의 급부상은 또 관련업계의 대대적인 사업구조재편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 삼성전기 등 대그룹 계열사들은 MLB부문에 연평균 2백억원 안팎의 대형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대덕전자, 이수전자, 코리아써키트, 심텍 등 선발업체들도 MLB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지속적인 대형투자를 동반하는 탓에 그간 상대적으로 단면 및 양면에 주력했던 새한전자, 이지텍, 우진전자, 서광전자 등 중견업체들도 본격적인 MLB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소업체들도 대거 MLB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며 심지어 최근엔 MLB만 생산하는 벤처형 전문업체들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MLB의 부상은 또 자연스럽게 관련 원부자재업체들의 사업구조조정을 불러와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등 원판업체들이 매스램, 틴코어라미네이트, 프리프레그 등 MLB소재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동박(일진소재), 잉크(한국태양잉크), 장비(영화OTS, SMC) 업체들도 예외없이 MLB 관련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MLB가 이처럼 고부가 유망 PCB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 시장에 신규 참여하는 업체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미 LG금속(동박)과 LG화학(원판)이 관련 소재사업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을 비롯, D그룹, S그룹, G그룹 등이 MLB제조업 참여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LB의 부상은 자본력이 뛰어난 대기업 및 일부 대형업체들의 입지를 높여 PCB업계 전반의 양극화 및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 업계저변을 송두리째 흔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MLB시장이 다소 과대포장돼 중복투자, 공급과잉, 과당경쟁, 인력이동 등의 후유증도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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