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산업 "총체적 위기"

국내 오디오산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오디오산업을 둘러싼 주변환경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전문업체들이 잇따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이어, 대기업 역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산업공동화 현상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올들어 오디오 내수시장의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공급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사례가 속출한 데 이어 오디오 전문업체인 인켈을 인수한 해태전자마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아남전자 역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따라 아남인스트루먼트(舊 아남정공)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남의 오디오사업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전자도 최근의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감원 및 신제품 개발비 축소 등 군살빼기 경영에 들어갔으며, 한국샤프 역시 일부 수출모델을 제외한 내수판매용 오디오 생산을 중단하고 일본샤프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도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디오 국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사업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디오사업을 중국공장 체제로 전환했으며 자사의 하이파이 컴포넌트를 생산, 공급해오던 중소업체들의 부도를 계기로 하이파이류의 오디오 판매를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구로동공장에서 평택공장으로 사업부를 이전하면서 카오디오사업을 포기할 방침이며 일부 미니컴포넌트는 국내 오디오업체에 생산을 의뢰하는 등 사업규모를 줄이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이 전문업체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산업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된다면 국내 오디오산업 기반이 완전히 붕괴돼 경기호전 이후에도 재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60년대 이후 국내 전자제품 수출산업을 이끌어온 오디오산업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 공동의 강력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 시행에 옮겨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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