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보고] 러 자동차업계, 생산 자동화에 「사활」

러시아 자동차업계가 생산비용 절감과 기술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외국산 자동차들이 밀려들면서 그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 자동차회사들은 생산과정의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 생산자동화가 무조건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노동력 과잉에 따른 저렴한 인건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큰 라인자동화는 노동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해 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자동차회사들은 생산 자동화가 러시아 자동차산업이 당면한 비효율성, 비경쟁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상정해 놓고 있다.

현재 컴퓨터 장비를 이용한 대표적인 생산 자동화업체로는 불쥐스키에 자동차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압토바즈」. 이 회사는 「가즈」 「질」과 함께 러시아 3대 자동차회사로 꼽힌다.

압토바즈는 연간 1백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30년의 역사를 갖는 이 회사는 꾸준히 첨단 전자기술을 자동차 생산에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지금까지 생산라인에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PDP와 VAX 컴퓨터를 설치해 사용해 왔으며 현재는 휴렛패커드와 IBM의 통신국 및 서버를 활용하고 있다.

압토바즈는 새로운 자동차 모델의 아이디어 제시에서부터 일련의 생산과정을 거쳐 자동차가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첨단기술을 활용했고, 그 성과가 축적돼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앞선 최첨단 자동차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압토바즈의 자동화 노력이 가장 집중된 분야는 철강을 주조, 압축하는 과정. 이 과정의 작업에는 선반, 프레스, 방전가공기계 등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활용된다.

압토바즈에 복합적 자동화라는 개념이 정착되는 데는 약 7년이 걸렸다. 개념 도입 당시 참고할 수 있는 성공담은 러시아 상황과는 거리가 있는 외국의 사례들 뿐이어서, 압토바즈의 기술진은 수많은 자동화 시스템을 익히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압토바즈가 선택한 자동화시스템은 EDS 유니그래픽스. EDS 유니그래픽스는 역사적으로 CAM의 과제에서부터 출발했는데 이후 CAD의 요구와 제품제작의 전과정을 관리하는 복합적 시스템으로까지 확장됐다.

선택과정에서는 기술적 측면 이외에도 시스템의 설치장소와 관련요건, 러시아에 대표부가 있는지의 여부, 서비스의 수준과 재정적 측면 등이 고려됐다.

자동화시스템의 설치 이후 현재까지 생산의 효율성은 분명하게 입증됐다. 시간과 생산인원의 대량 감축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연성물질로 모형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축적됐다. 그리고 제작된 기계의 성능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압토바즈의 자동차 모델 VAZ2110, VAZ2112, VAZ2113 시리즈는 자동화시스템의 본격적인 가동과 더불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서도 EDS 유니그래픽스의 도입으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자동차 생산라인에 사용하는 기계들의 일부분을 국산화했다는 점이다.

몰론 압토바즈의 자동화가 현재 충분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은 아니다. 압토바즈는 지속적으로 전부문에 걸친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통합적인 시스템 구축능력은 부족한 형편이다. 이를테면 압토바즈의 과학기술센터는 공장의 기술부서와는 달리 CATIA 시스템을 갖는 RS/6000을 사용한다.

IMAN이나 OPTEGRA와 같은 생산정보관리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생산과정을 결합시키는 시스템의 부재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점차 치열해지는 외국산 자동차들과의 경쟁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러시아 자동차회사들의 자구노력 가운데 하나가 생산과정의 자동화 시도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생산의 자동화가 오히려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불안을 확대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보다 핵심적인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모스크바=강혜련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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