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로 창립 24주년을 맞은 삼성전기(대표 이형도)가 21세기를 맞아 전문 부품소재업체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해에 매출 1조4천억원을 달성, 기업규모로 국내 순위 71위에 오른 삼성전기가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73년에 설립된 이래로 삼성전기는 크게 80년대와 90년대로 생산품목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80년대 중반 삼성전자가 컬러TV, VCR, 전자레인지 등 주력사업의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데 발맞춰 삼성전기도 가전관련 부품분야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증대시켰다.
설립이후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데 성공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로 지난 83년에 외형을 10배로 성장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회사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삼성전기는 87년에 3천억원대를 돌파, 이같은 양적성장 목표를 거뜬히 달성했다.
90년대 들어서 계열사에 전적으로 의존, 성장의 기틀을 다진 삼성전기는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변신을 서두른다. 인건비 상승 등 국내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해 가전업체들의 잇따른 해외진출과 함께 정보통신기기 시장의 등장에 맞춰 삼성전기도 사업구조의 재편에 나서 저부가가치의 가전제품용 부품을 해외로 이주시키는 대신 고부가가치의 정보통신기기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
지난해의 경우 1조4천억원 매출의 40%선을 컴퓨터 부품과 방송통신용 부품으로 채우면서 순이익도 3백50억원이나 거뒀다.
이처럼 외형적으로 변신에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창립기념을 맞은 삼성전기의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은 그렇게 좋은 편만은 아니다.
우선 80년대부터 세워놓고 있는 그룹사간의 의존체질에서 탈피, 자생력을 제고시키고 전문업체로 나아간다는 목표달성이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때 계열사간의 매출의존도를 95년에 46%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으나 정보통신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이 비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해외현지공장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자칫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 예로 저임금을 노리고 진출했던 중국공장의 경우 현재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당초 진출했던 저임금이라는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문화 및 언어 차이로 인한 현지인들과의 마찰과 함께 동반진출한 협력업체와도 물량확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당분간 수익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점도 삼성전기의 행보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1세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있는 현시점에서 삼성전기는 위기와 동시에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복합적인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으나 삼성전기의 앞날이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그룹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룹에서 확정한 21세기 수종사업으로 MLCC, 탄탈콘덴서 등 칩부품과 다층기판(MLB)이 선정되었기 때문에 삼성전기는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준비를 해야 하는 현 경영자의 능력에 따라 삼성전기의 앞날이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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