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PEG2 특허 풀」 대책 급하다

MPEG2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몇몇 업체들이 최근 MPEG LA라는 특허료 징수대행 전담회사를 만들어 특허공세를 대폭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법인형태의 이같은 국제특허풀의 발족은 앞으로 여타기술 보유업체간에도 이와 유사한 제2,제3 특허풀의 탄생을 촉발시킬 계기를 마련해주고 이를 통한 선진기술 보유국들의 특허공세가 더욱 조직적으로 강화될 공산이 커졌다는 점에서 우리와 같은 핵심기술 도입국에 있어서의 특허료 부담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MPEG2란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의 동영상전문가그룹(MPEG)이 지난 91년 제정한 MPEG1 표준에 이어 최근 발표한 영상압축기술의 표준규격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상압축기술이란 컴퓨터내에서 처리되는 영상데이터의 크기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기술로 멀티미디어 개발의 핵심기술이다.

지난 92년부터 이미 CD, 디지털 오디오 테이프(DAT), 방송용VCR, 대화형CD, CD롬 등에서 영상과 음성을 디지털방식으로 압축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MPEG1은 DAT, CD롬 등이 본격적인 시장형성 전에 이미 한물간 제품이라는 점에서 별로 관심을 갖지 못하는 기술이라고 한다면 MPEG2는 해상도와 전송속도 등을 대폭 개선했고 고화질과 박력있는 음향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MPEG1보다 한차원 발전된 압축기술이라고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 각국이 MPEG2 기술을 응용한 첨단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MPEG LA가 특허 적용기간을 지난 94년부터 소급적용하고 특허료 적용대상 제품 및 기술에 있어서도 MPEG2 디코더(영상압축 복원 및 재생기능) 및 MPEG2 인코더(영상압축기능)를 사용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제품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특허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도 MPEG2의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특허료 징수 대상품목도 디지털 세트톱박스(DSTB), 디지털TV, DVD플레이어, 디지털VCR 등 디지털 가전제품과 MPEG 칩세트, 회로기판, 펌웨어 등 매우 광범위하다. 또 특허료는 디지털 가전제품의 경우 세트당 최고 6달러 수준이라고 하지만 MPEG LA에 가입하지 않은 특허 보유업체가 아직도 20%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료 부담은 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21세기 차세대 가전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가전사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서두르고 있으나 앞으로 나타날 MPEG4, MPEG7 등 후속 개발기술과 DVD 등 여타 첨단기술에까지 이같은 특허료 공세가 강화될 경우 사실상 디지털제품 개발사업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스템 관련 로열티로 금년 말까지 우리나라로부터 1억달러가 훨씬 넘는 로열티를 받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미국의 퀄컴사가 최근엔 특허를 새로 인정받았다며 로열티 추가지급을 요구하고 있는가 하면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IS-95 표준안을 토대로 자체 개발에 성공, 국내업체에 이전한 CDMA ASIC 기술에 대해서도 자기들이 개발한 기술을 복사하지 않았느냐며 시비를 걸어오고 있을 정도여서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예의 주시해야 할 실정에 있다. 이밖에도 국내기업들이 선진국으로부터 기술 및 설비 도입시 받고 있는 스트레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선진 기술개발업체들의 지나친 특허료 요구는 기술도입국의 경쟁력 상실을 초래케 하고 나아가 해당 특허기술의 보급확산에도 걸림돌이 되며 이는 또 정보사회의 조기실현에도 역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마땅히 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같은 교과서적 원론에만 매달릴 여유가 없다. 비교우위에 있는 우리 기술의 세계표준화로의 적극적인 유도 등 원천기술 개발, 확보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일본정부가 최근 자국기업들이 보유한 차세대 정보통신분야 특허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외국 참여회사들에 대해 세제혜택과 자금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특허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 국제표준화 할동에의 적극적인 참여, 특허 검색시스템의 본격적인 보급 등 더욱 근본적인 대책도 적극 강구해나가야 할 사항임을 강조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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